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진 경기 시흥시 과림동 주민들이 “LH 직원들의 부당이득을 몰수하고 엄벌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5일 오후 광명·시흥지구 내 시흥시 하수처리장 공터에서 열린 주민설명회에서 일부 참가자들은 이처럼 격앙된 분위기를 연출했다.
100여명의 주민이 참석한 모임에서 3기 신도시 주민대책위원회 김연규(75) 위원장은 “(공기업 직원들의) 투기 의혹에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국가에서 철저히 관리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불만의 목소리는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이곳 토박이라는 주민 김모(63)씨는 “여기서 태어나 지금까지 많은 불이익을 참으며 땅을 지켜오다가 이제 강제 수용을 당할 상황에 놓였다”면서 “그런데 LH 직원들은 내부 정보를 이용해 땅을 산 뒤 하루아침에 많은 부당이득을 보려 했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작은 공장을 운영한다는 한 주민도 “정부가 생계를 보장하지 않은 채 이곳에서 쫓아내려 한다”며 “이주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모임은 주민대책위 주최로 열렸다. 이들은 정부가 사전 협의 없이 3기 신도시 개발 계획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며 주민들의 뜻을 모아 요구사항을 관철하겠다고 밝혔다. 주민대책위는 “주민들이 신도시 개발에 따라 상당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GTX-G 노선 등 철도망 확충과 주민 이주를 위한 공공임대주택 마련, 지역 내 기업 이주대책 마련 등을 정부에 요구할 예정이다.
정부의 3기 신도시 계획 발표로 7만여 가구의 주택을 공급하게 될 광명·시흥지구는 여의도의 약 4.3배 넓이로 광명시 광명동과 옥실동, 노은사동, 가학동, 시흥시 과림동, 무지내동, 금이동 등을 아우르고 있다. 이곳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됐으나, 부동산 경기 하락과 주민 반발 등으로 2015년 지정 해제된 뒤 특별관리지역으로 묶여 재산권 행사가 제한됐다.
특히 이날 행사가 열린 과림동 일대에는 폐기물·고철, 판금, 전기자재 등 수백 곳의 무허가 영세업체들이 난립해 있다.
한편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시흥·광명특별관리지역 토지주 비상대책위원회 선남규(63) 위원장은 “LH 직원들의 투기 등으로 이곳 신도시 개발계획의 정당성이 훼손됐다”며 “공공주택지구 지정을 철회하고 민간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지주 비대위는 향후 행정소송과 청와대 국민청원 등을 통해 단체 행동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시흥=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