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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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방위비협상 타결… “원칙적 합의, 2026년까지 유효”

“내부보고 후 가서명 추진”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대사와 도나 웰튼(Donna Welton)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대표(정치군사국 선임보좌관)가 미국 워싱턴에서 한·미 방위비분담협상을 하고 있다. 뉴시스

한·미 양국이 7일(현지시간) 방위비분담금 협상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폭 증액 압박 속에 한·미동맹의 장애물로 작용하던 방위비분담금 협상이 합의점에 도달한 것이다. 

 

외교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한미 방위비분담 협상 결과 “원칙적 합의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양측은 내부보고 절차를 마무리한 후 대외 발표 및 가서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는 조속한 협정 체결을 통해 1년 이상 지속되어온 협정 공백을 해소하고 한반도 및 동북아 평화·번영의 핵심축인 한·미 동맹과 연합방위태세 강화에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국무부도 성명을 통해 양국이 방위비분담 협상에서 원칙적 합의를 이뤘다고 발표했다.

 

한미 양측 모두 방위비 인상률 등 합의의 세부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앞서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대사는 미 워싱턴을 찾아 5일부터 이날까지 도나 웰튼 미 국무부 방위비분담 협상대표 측과 협상을 벌였다. 정 대사는 이틀간 회의하고 이날 귀국할 예정이었으나 협상이 하루 늘어나면서 양측이 협상 타결을 목표로 막판 조율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번 합의의 공식 발표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방한 계기에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블링컨 장관과 오스틴 장관은 15∼17일 일본을 방문한 뒤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는 지난해 3월 2020년 분담금을 2019년의 1조389억원에서 13% 인상하는 방안에 잠정 합의했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폭 인상을 주장하면서 파행을 겪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 타결 소식을 전하면서 “새 합의가 2026년까지 유효할 것”이라고 전했다.

 

CNN방송도 한·미가 방위비 분담금을 기존보다 13% 인상하는 다년 계약에 합의할 가능성이 크며 한국 국방예산의 의무적 확대와 한국의 특정 군사장비 구매 등이 합의에 포함될 수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