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LH 사태·성추문·단일화·가덕도… 4·7 보선 관전 포인트는?

LH 투기 의혹, 집권여당에 ‘악재’
성난 민심 업고 야권, 공세 강화
서울 후보들 오차범위 안팎 접전
오세훈·안철수 단일화 협상 촉각
전임 시장 낙마한 성추행도 이슈
가덕도 특별법에도 野 크게 앞서

오는 4월7일 치러질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는 ‘대선 전초전’으로도 불린다. 선거 결과가 문재인 정권 말기 국정운영은 물론 내년 대선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돼 여야 모두 승리에 사활을 걸고 있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보선의 ‘관전 포인트’이자 ‘변수’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투기 의혹 사태와 여댱 소속 전임 서울·부산시장의 성추문 의혹, 여야 각 진영 단일화 성사 여부, 가덕도 신공항 추진 등이 꼽힌다.

 

◆LH 직원들 투기 의혹

 

선거까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불거진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은 집권여당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연일 고개를 숙이며 엄벌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겠다고 공언했으나 성난 민심은 쉬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민주당 서울·부산시장 보선 후보들은 이 문제에 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채 사태가 빨리 수습되기만 기다리는 모양새다. 반면 야권은 대여공세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이날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마곡지구를 방문한 자리에서 “직무상 얻은 정보를 이용한 광범위한 투기가 LH뿐이겠느냐”며 시장이 된다면 서울도시주택공사(SH)에 대한 전수조사도 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오 후보가 서울시장으로 재직했던 2009년 가족과 처가가 보유한 서울 서초구 내곡동 땅이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되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비서실장 출신인 천준호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오 후보가 과거 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에 개입했다면 이는 서울시장의 권력형 땅투기 행위로 중대범죄”라며 오 후보의 해명을 요구했다. 이에 오 후보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미 10년 전에 한명숙 (당시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문제제기 했다가 망신당한 소재”라며 “정책선거를 자유당 말기 흑색선거 수준으로 치르려는 박영선 후보 측의 행태를 보니 정말 다급해진 모양”이라고 반박했다.

9일 경기도 LH 과천의왕사업본부 모습. 연합뉴스

◆전임 시장들의 성추문

 

이번 보선의 배경이 된 박 전 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문 의혹 역시 여권엔 약점이, 야권엔 공격 빌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야권은 민주당이 당헌까지 고쳐가며 서울·부산에 모두 후보를 낸 것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민주당 박 후보는 전날 세계 여성의날을 맞아 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에게 처음으로 공개 사과했다가 국민의힘 오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로부터 “선거용 사과”라는 등의 맹비판을 들었다.

등굣길 찾아…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운데)가 9일 서울 구로구 오류중학교 정문에서 등교하는 학생들과 인사하고 있다. 박영선 후보 캠프 제공
전통시장서…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왼쪽)가 9일 서울 강서구 화곡본동시장을 찾아 한 상인과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서울 단일화 성사 여부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야가 오차범위 안팎의 차이로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서울에서는 여권과 야권 각 진영의 단일화 성사 여부에 따라 선거 판도가 크게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여야가 처한 입장은 다르다. 민주당 박 후보는 열린민주당 김진애 후보와의 단일화가 중도층 공략에 불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 오 후보와 국민의당 안 후보는 단일화 실무협상에 돌입했다.

 

여론조사업체 엠브레인퍼블릭이 뉴스1 의뢰로 지난 7~8일 서울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이날 발표한 결과에선 서울 보선에서 야권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누가 단일후보가 되더라도 민주당 박 후보를 꺾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당 안 후보가 단일후보로 나서면 46.2% 대 38.7%로, 국민의힘 오 후보가 나서면 43.1% 대 39.3%로 박 후보를 눌렀다.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국민의힘 당사 방문 국민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왼쪽)가 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서울시당위원장인 박성중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가덕 신공항 유불리는

 

부산에서는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의 우세가 점쳐지는 가운데 여당이 속전속결로 처리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날 여론조사업체 입소스가 공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덕 신공항 특별법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느냐’는 질문에 43.6%가 ‘별다른 영향이 없다’고 답했다. ‘여당 후보에 유리하다'는 응답은 35.7%, ‘야당 후보에 유리하다’는 9.9%였다. 그럼에도 국민의힘 박 후보가 민주당 김영춘 후보에 48.0% 대 32.5%로 크게 앞섰다(95% 신뢰수준에 ±3.1%p). 이 조사는 중앙일보 의뢰로 지난 6∼7일 18세 이상 부산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