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10일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에 대해 “(공정해야 할) 게임의 룰조차 조작되고 있어서 아예 승산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이런 식이면 청년들은 절망하지 않을 수 없다”고 우려했다.
지난 4일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난 이후 외부와의 접촉을 피하고 있는 윤 전 총장과 이날 어렵게 통화가 됐다. 그는 이날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젊은층이 특히 LH사태에 분노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해 “배경없이 성실함과 재능만으로 지금보다 나은 삶을 살아보려는 청년들한테는 이런 일이 없어도 이미 이 사회는 살기 힘든 곳”이라며 “이런 식이면 청년들은 절망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청년’과 ‘공정한 경쟁’의 중요성을 여러차례 강조했다. 그는 “이 나라 발전의 원동력은 공정한 경쟁이고 청년들이 공정한 경쟁을 믿지 못하면 이 나라 미래가 없다”며 “어려울 때 손잡아주는 지원책도 꼭 필요하지만 특권과 반칙없이 공정한 룰이 지켜질 거라는 믿음을 주는게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지난 7일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LH사태에 대해 “공적 정보를 도둑질해 부동산 투기하는 것은 ‘망국의 범죄’”라며 고강도 수사를 촉구한 바 있다. 윤 전 총장은 당시 인터뷰에서 “부정부패는 정부가 의도해서든 무능해서든 한두번 막지 못하면 금방 전염된다”며 “이러면 정말 (부패가 완전히 판치는) ‘부패완판’이 되는데 그걸 막는 것이 국가의 책무”라고 말했다. 또 “선거를 의식해 얼버무려서는 안된다”며 “여든 야든 진영과 관계없이 책임있는 정치인이라면 신속하고 대대적인 수사를 촉구해야 한다”고도 했다.
아래는 윤 전총장과의 일문일답
-LH사태 어떻게 생각하나. 젊은층 분노가 큰데 이유가 뭐라고 보나.
“배경없이 성실함과 재능만으로 지금보다 나은 삶을 살아보려는 청년들한테는, 이런 일이 없어도 이미 이 사회는 살기 힘든 곳이다. 그런데 이번 LH 투기사태는 게임룰조차 조작되고 있어서 아예 승산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 것인데, 이런 식이면 청년들은 절망하지 않을 수 없다. ”
-어떻게 해야한다고 보나.
“이 나라 발전의 원동력은 공정한 경쟁이고, 청년들이 공정한 경쟁을 믿지 못하면 이 나라 미래가 없다. 어려울 때 손잡아주는 지원책도 꼭 필요하지만, 특권과 반칙없이 공정한 룰이 지켜질 거라는 믿음을 주는게 기본 중의 기본이다. 그러려면 이런 일이 드러났을 때, 니편내편 가리지 않고 엄벌되는 걸 만천하에 보여줘야 한다. 확실한 책임추궁 없는 제도개혁 운운은 그냥 아무것도 안하겠다는 말이다.”
-지난번 메시지에서 선거계산하면 안된다는 말을 했는데.
“다시 말하지만 정치 진영과 선거 생각하면 안된다. 이건 한 국가의 근본에 관한 문제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