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2021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는 한 시대의 마감을 알리는 대회로 기억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열렸던 16강 1차전에서 리오넬 메시(34·FC바르셀로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6·유벤투스)가 나란히 부진했지만, 차세대 주자인 킬리안 음바페(23·파리 생제르맹)와 엘링 홀란(21·도르트문트)이 맹활약해 세대교체 흐름이 눈에 맹백해졌다.
이런 흐름이 더 거세졌다. 홀란이 10일 독일 도르트문트의 BVB 슈타디온에서 열린 세비야와의 UCL 16강 2차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는 대활약으로 도르트문트를 8강으로 이끈 데 반해 호날두는 무기력한 모습 속에 포르투에 밀려 탈락했다. 앞선 1차전에서 2골을 기록하며 팀의 3-2 승리를 이끈 홀란은 이날도 위력적이었다. 전반 35분 선제골을 터뜨렸고, 후반 9분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추가했다. 이날 경기는 2-2로 비겼지만, 도르트문트는 1, 2차전 합계 5-4로 8강 진출을 확정했다. 두 경기에서 도르트문트의 5득점 중 무려 4골이 홀란의 몫이었다. 홀란은 클럽 브뤼헤(벨기에)와의 조별리그 3차전부터 이날까지 UCL 4경기 연속 멀티골이라는 무서운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홀란은 20세 231일 만에 UCL 통산 20골째를 채워 ‘꿈의 무대’에서 가장 어린 나이에 20득점을 달성한 선수가 됐다.
같은 날 대회 통산 최다골(135골)로 ‘UCL의 사나이’라 불리던 호날두가 부진해 이런 홀란의 활약은 더욱 돋보였다. 유벤투스는 홈경기로 열린 16강 2차전에서 연장 끝에 3-2로 승리했지만, 1, 2차전 합계 4-4 동률이 돼 원정 다득점 우선 규칙에 의해 16강에서 탈락했다. 호날두는 1개의 도움에 그쳤고 지난 시즌에 이어 2시즌 연속으로 16강에서 고배를 마셨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