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테니스협회 전 이사 출신인 모 사단법인 스포츠클럽 테니스 지도자가 초등학교 저학년 선수를 수시로 폭행했다는 학부모와 피해 학생들의 증언이 나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제주경찰청은 10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30대 A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자신이 지도하는 만 7∼10세 학생 5명을 상대로 폭언하고 지속적으로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조사결과 A씨는 지난 1년간 테니스 라켓으로 공을 강타해 학생들을 맞추거나 라켓으로 머리를 찍는 등 폭행을 일삼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학생들은 얼굴과 몸 등에 멍이 들거나 코 연골이 눌려 병원 치료까지 받았다. 한 학생은 A씨가 귀를 심하게 잡아당긴 채 끌고 다녀 상처를 입었다.
A씨는 선수 부모들이 이같은 문제를 제기하자 체력단련을 빌미로 학생들에게 운동장을 수십바퀴 돌라고 하는 등 부정한 지시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체격이 큰 선수에는 ‘돼지’라고 놀리거나 선수의 부모가 운영하는 식당 상호 이름을 부르며 학생들에 정서적 학대를 한 정황도 드러났다. “죽여버리겠다”, “네 엄마가 너를 낳고 정말 행복했을 것 같냐” 등 언어폭력도 이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 학생들은 아동피해 조사기관에서 “테니스가 계속하고 싶어 코치의 폭언과 폭행을 참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피해 학생에 대한 진술을 받고 테니스협회 사무실에서 A씨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조사 중이다. A씨가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부당하게 돈을 받은 정황도 파악해 추가 수사를 벌일 계획이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