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게 달아올랐던 2020∼2021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순위경쟁은 결말을 향해 맹렬히 달려가는 중이다. 이미 ‘봄 배구’에 초대받지 못한 세 팀과 포스트시즌 마지막 자리인 3위 IBK기업은행까지는 결정됐다.
GS칼텍스와 흥국생명의 1위 경쟁구도도 일단 정해진 상태다. 흥국생명이 승점 56으로 승점 1 앞선 1위이지만 잔여경기가 하나뿐이라 자력 우승의 기회는 2경기가 남은 GS칼텍스에 주어져 있다. 12일 IBK기업은행과의 홈경기와 16일 KGC인삼공사와의 여자부 최종전 원정경기에서 승점 4를 추가하면 정규리그 1위가 확정된다. GS칼텍스가 12일 경기에서 이기고 흥국생명이 13일 KGC인삼공사와의 원정경기에서 패해도 우승이 결정된다. 빠르면 주말 안에 결말이 정해질 수 있다.
물론 생각대로만 되지 않는 것이 스포츠의 세계다. 특히 시즌 막바지 순위경쟁은 더욱 그렇다. 모두가 부담감을 한껏 안고 경기에 나서야 하는 탓이다.
이미 두 팀은 부담감에 한 번씩 삐끗한 바 있다. GS칼텍스는 지난 5일 리그 최하위 현대건설과 맞붙어 첫 두 세트를 내주는 등 고전한 끝에 세트스코어 3-2로 겨우 승리했다. 최근 5연승의 흐름은 이어갔지만 풀세트 접전으로 승점 3이 아닌 승점 2만을 건졌고, 결국 하루 뒤 흥국생명에게 선두를 내줬다.
흥국생명은 더 아쉬웠다. GS칼텍스가 미끄러진 뒤 6일 한국도로공사를 잡으며 1위 자리로 복귀했고, 남은 2경기를 모두 이기면 자력 우승도 가능했지만 9일 현대건설전에서 1-3으로 허무하게 무너졌다. 김연경(33)의 활약 속에 1세트를 따냈지만 2세트 이후 급격히 흐름을 빼앗겼고, 결국 31.33%의 처참한 공격 성공률 속에 세 세트를 연속으로 내주고 무너졌다. 자력 우승의 기회도 GS칼텍스에게로 다시 넘어갔다. 이런 장면은 주말에도 충분히 재현될 수 있다. 상대가 모두 마음을 비운 팀들이라는 것이 더 힘겹다. GS칼텍스의 상대팀 IBK기업은행은 이미 3위가 확정돼 홀가분한 마음으로 경기에 나선다. 흥국생명의 상대인 KGC인삼공사도 봄 배구가 좌절된 상태라 부담은 없다. 오직 부담은 경쟁 속에 있는 두 팀의 몫이다.
이럴 때 결국 힘을 내야 하는 것은 리더와 에이스들이다. GS칼텍스는 이소영(27)의 리더십 아래 주포 러츠(27)와 강소휘(24)가 제 몫만 해준다면 경기를 잡을 수 있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의 어깨가 무겁다. 김연경이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아직 살아나지 못한 팀의 기세를 끌어올려야만 브루나(22), 김미연(28) 등 보조 공격수들도 힘을 받을 수 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