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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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세 뛰고 고용 악화… 아동학대도 급증

통계청 지표로 본 ‘삶의 질 2020’
독거노인·가계부채 비율 올라가
63개 지표 중 23개 지표 나빠져

서울에서 작은 사업체를 운영하는 A(39)씨는 1년 넘게 ‘집’ 생각을 하며 한숨을 내쉰다. 수년 전 집 살 기회를 놓친 것이 두고두고 생각나서다. 최근 아파트 전셋값을 올려주면서 대출을 더 냈고, 빠져나가는 이자와 솟구쳐 버린 집값을 생각하면 마음이 답답해진다. A씨는 “5살짜리 아이가 8차선이 넘는 대로를 건너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고, 그보다 더 먼 초등학교에 다닐 생각을 하면 이사가 급한데 방법이 없다”고 했다.

 

통계청이 11일 발표한 ‘국민 삶의 질 2020’ 보고서를 보면 A씨의 고민이 그대로 드러난다. 2019년 월소득 대비 주택임대료 비율은 16.1%로 전년도 15.5%보다 0.6%포인트나 오르며 ‘악화’를 기록했다. 수도권은 전년보다 1.4%포인트가 오른 20.0%를 기록했다.

 

안전 지표도 악화했다. 2019년 아동안전사고로 인한 사망률은 10만명당 2.6명으로 2018년 2.4명보다 0.2명이 늘었다. 아동학대피해 경험률은 2010년 10만명당 56.2건이던 것이 2015년 131.7건, 2019년에는 380.9건까지 치솟았다.

 

통계청 보고서를 보면 전체 71개 삶의 질 지표 가운데 지난해에는 63개 지표가 업데이트됐고, 63개 지표 중 40개 지표가 개선, 23개 지표는 악화했다.

 

지난해 업데이트된 지표 60개 가운데 2020년 수치가 반영된 지표는 18개였다. 18개 지표 가운데 신체활동 실천율, 가족관계 만족도, 대기질 만족도 등 15개 지표가 전기 대비 개선됐다. 반면 코로나19 영향으로 고용률, 실업률 지표가 전기 대비 악화했다. 독거노인 비율도 높아져 전기 대비 악화를 기록했다.

 

2019년 수치가 반영된 41개 지표 중에서는 전기 대비 개선이 23개, 악화가 18개로 개선 지표 비율이 56.1%였다. 개별 지표를 보면 자살률, 비만율, 삶의 만족도, 가계부채비율, 범죄피해율 등의 지표가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박영준 기자 yj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