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본예산으로 편성된 사업 중 실집행률이 10%도 되지 않는 사업에 추가경정예산(추경) 1조4000억원이 증액 편성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1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실 분석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2일 제출한 4차 재난지원금 지급 등을 위한 추경안에 2월 말 기준 올해 예산현액(올해 예산+이월액)의 실집행률이 10%에 못 미치는 28개 사업에 총 1조4542억5000만원을 증액하는 방안이 담긴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별로는 실집행률이 9.1%인 산림청의 숲가꾸기 사업에 61억원이 편성됐다. 산림생물 다양성증진 사업은 실집행률이 2.7%에 불과한데도 39억원이 추가 편성됐다. 실집행률 8.5%의 환경부의 환경지킴이 사업에는 84억원이 추가 편성됐다.
실집행률이 1%가 되지 않는 사업에도 다수의 예산이 증액 편성됐다. 환경부의 분리배출 취약지역 배출환경 개선사업은 실집행률이 0%인데 1152억원이 편성됐다. 경찰청의 아동안전지킴이 사업도 실집행률이 0.1%에 그쳤지만 42억원이 편성됐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능정보산업 인프라 조성 사업도 0.2%만 실집행됐지만 975억원이 추가 편성됐다.
문화체육관광부의 방송영상콘텐츠 제작지원 사업(0.2%, 54억원), 안전한 스포츠 활동 지원 사업(0.2%, 693억원), 음악산업 및 대중문화산업 육성 사업(0.1%, 228억원) 등도 증액 편성됐다.
지난해 예산 실집행률이 현저히 낮았음에도 올해 또다시 추경안에서 증액 편성된 사업도 있었다.
대표적으로 고용노동부의 청년일자리창출지원 사업의 경우 지난해 추경 7963억원이 편성됐지만 실집행률은 12.0%에 불과했다. 올해 본예산 4676억원에 대한 실집행률도 2.5%에 그쳤지만, 정부는 이번 추경에서 5611억원을 편성했다. 환경부의 야생동식물보호 및 관리 사업 역시 지난해 추경과 전년도 이월액, 예비비 등이 배정됐지만 실집행률이 15.2%에 그친 사업이다. 정부는 올해 이 사업에 전년도 이월액 516억원에 더해 추경으로 56억원을 증액 편성한 상태다.
추 의원실 관계자는 “문재인정부는 2021년 본예산이 집행도 안 된 사업들에 1조원이 넘는 증액을 요구해왔다”며 “본예산 집행이 저조한데도 추경에 편성하고, 아직 시작도 안 한 사업들에 부랴부랴 추경 편성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종=박영준 기자 yj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