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영향으로 2021시즌을 앞둔 프로축구 K리그는 검증된 외국인 자원의 몸값이 수직 상승했다. 영입자금이 풍족한 기업구단들이 해외 스카우트가 힘들어지자 그동안 리그에서 맹활약한 익숙한 얼굴들에 관심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 속에 전북이 포항의 스트라이커 일류첸코를 데려왔고, FC서울은 포항의 플레이메이커 팔로세비치를 품에 안았다. 수원 삼성도 강원과 경남을 거치며 인정받은 스트라이커 제리치를 영입했다.
다만, 핵심 선수를 리그 내 라이벌에게 빼앗긴 팀은 공백을 미지의 선수들로 채울 수밖에 없었다. 특히, 올 시즌은 선수에 대한 정보가 극히 부족한 상황에서 영입해야 하기에 어려움이 더욱 컸다. 그래도 각 구단은 팀 전력을 강화하고 팬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선수를 발굴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고, 벌써 눈에 띄는 새 얼굴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 중 가장 주목을 받는 선수는 성남의 최전방 공격수 뮬리치(27)다. 203㎝의 큰 키로 영입 당시부터 화제가 됐던 그는 지난 1일 제주와의 2라운드 경기에 처음 투입돼 신장에 비해 유연한 몸놀림과 기술로 팬들에게 기대감을 줬다. 이어 서울과의 3라운드에서는 페널티킥으로 K리그 첫 골을 기록했고, 지난 14일 4라운드 수원FC전에서는 높은 타점의 헤딩슛으로 마침내 첫 필드골까지 만들었다. 2연패를 당했던 성남의 2연승 반전을 이끈 뮬리치는 K리그1 4라운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2021시즌 외국인 선수 중 가장 먼저 두각을 나타내며 이미 상대 팀들의 견제 대상으로 떠올랐다.
포항의 새 외국인 듀오 크베시치(29)와 타쉬(28)도 단 한 경기만을 뛰었음에도 벌써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미드필더 크베치시는 리그 초반 최강자 울산과 지난 13일 치른 ‘동해안 더비’에 첫 선발로 나서서 왕성한 활동량으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특히, 세 차례의 슈팅과 88.2%의 높은 패스 성공률 등 공격 면에서 위력을 선보였다. 후반 교체로 투입되며 K리그에 데뷔한 최전방 공격수 타쉬도 비록 득점은 올리지 못했지만 191㎝의 큰 키에서 나오는 고공 플레이와 유연한 터치, 드리블 등을 보여주며 기대감을 키웠다. 이들의 활약 속에 포항은 올 시즌 압도적 공격력으로 초반 3연승을 달린 울산을 상대로 승점을 따는 데에 성공했다.
여기에 강원의 공격수 실라지(28)도 지난 14일 수원과의 경기에서 K리그 데뷔골을 뽑아내며 연착륙하는 중이다. 실라지는 지난해 외국인 선수 없이 시즌을 보냈던 강원이 야심 차게 영입한 자원으로 올 시즌 김병수 감독 특유의 패스축구인 ‘병수볼’의 마무리를 책임질 선수로 낙점됐다. 빠르게 리그 데뷔골을 만들어낸 만큼 향후 강원 공격의 첨병으로 활약이 기대된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