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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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는 한·일과 공조 복원 시동, 中은 무력시위… 긴장 고조되는 동북아 [특파원+]

블링컨 美 국무 “中 강압·침략 수단 활용 땐 반격” 경고
미·일 2+2 공동문서 채택…中 적시하며 “中 행동 반대”
중국, 서해 및 동·남중국해서 구축함·군용기 동원 훈련
대만 “中군용기 방공식별구역 진입 臺전투기 대응 출격”
중국 CCTV가 15일 중국인민해방군 동부전구 해군항공부대의 훈련 내용을 보도하고 있다. CCTV 홈페이지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이 한·일 순방을 통해 중국 견제를 위한 한·미·일 공조 재결속을 본격화화자 중국이 서해와 남·동중국해에서 군사훈련을 벌이며  동북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일 중국 언급하며 중국 견제 표명

 

블링컨, 오스틴 장관은 16일 일본 도쿄에서 일본의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 기시 노부오(岸信夫) 방위상과 미국의 조 바이든 정권 출범 후 첫 안전보장협의위원회(2+2 외교·국방장관 회의)를 열고 이례적으로 중국을 직접 언급하며 중국의 해양 진출을 견제하는 내용의 공동문서를 채택했다. 

 

미·일은 공동문서에서 “국제질서에 합치하지 않는 중국의 행동은 미·일 동맹 및 국제사회에 정치적, 경제적, 군사적, 기술적 과제를 제기하고 있음을 인식했다”며 “룰(rule)에 기반한 국제체제를 훼손하고, 지역의 타자(他者)에 대한 위압(威壓)과 안정 훼손 행동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공동문서는 또 “중국의 불법적인 해양권익 주장과 활동을 반대한다”며 △자유롭고 적법한 통상 지지 △항행·비행의 자유 등 국제법 존중 △중국 해경법 등 지역 혼란 야기 움직임에 심각한 우려 △대만해협의 평화·안정 중요성 등을 표명했다.

 

블링컨 장관은 2+2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원하는 것을 얻고자 강압과 침략 수단을 활용할 때 필요하다면 이에 반격(push back)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미, 한·일·일 3국 공조 재강화 시도

 

미·일은 공동문서에서 “미국, 일본, 한국의 3국 협력은 인도·태평양의 안전, 평화, 번영을 위해 불가결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가 일본을 추동해 도널드 트럼프 정권 시절 이완된 한·미·일 3국 공조를 복원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밝힌 것이다.

 

블링컨 장관은 2+2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인도·태평양은 지정학적으로 중요하다”며 “(2+2 회의에서) 한국과의 협의, 3국 협의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모테기 외무상은 미·일 개별 외교장관 회담 후 회견에서 “일·미·한의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확인했다”고 말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과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상이 16일 일본 도쿄의 일본 외무성 이쿠라공관에서 열린 안전보장협의위원회(2+2 외교·국방장관 회의)에서 코로나 19탓에 악수 대신 손목을 팔목을 크로스하는 모습을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 모테기 도시미쓰일본 외무상이 지켜보고 있다. 왼쪽부터 오스틴 국방장관, 블링컨 국무장관, 기시 방위상, 모테기 외무상.도쿄=AP연합뉴스

 

◆중국 해군 서해 등3개 해역서 무력시위

 

중국 인민해방군은 한·미 및 미·일 2+2 회의 대응 차원에서 3개 해역에서 동시다발 훈련을 하는 등 무력시위를 벌였다.

 

중국 CCTV와 글로벌타임스 등에 따르면 최근 인민해방군 북부·동부·남부전구(戰區)가 참가한 훈련이 서해, 동중국해, 남중국해에서 각각 진행됐다. 서해에서는 호위함인 우하이함, 다퉁함, 잉커우함이 함정 편대를 조직해 실전화 훈련을 했다. 동중국해에서는 구축함 지난함과 호위함 창저우함이 참가한 가운데 함정과 잠수함, 군용기들이 전투를 비롯한 연합 타격 등 총 10여종의 훈련을 실시했다. 남중국해에서는 다양한 유형의 예인선과 지원선이 참가해 해상 수색·구조와 긴급 견인 등의 훈련을 했다.

 

대만 국방부는 지난 15일 중국군 신형 무인정찰기 WZ(우전)-7이 처음으로 대만 서남부 방공식별구역(ADIZ)을 진입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Y(윈)-8 대잠초계기와 Y-8 기술정찰기 등 중국 군용기가 세 차례 대만 서남부 ADIZ에 진입했다고 덧붙였다. 대만군은 다수의 전투기를 출격시켜 이에 대처한 것으로 전해졌다.

 

WZ-7은 선진형 고공·장거리비행 무인 정찰기로 미국의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RQ-4)보다 크기는 작지만 순항 속도가 시속 700㎞, 작전 반경은 2500㎞나 된다. 또 고도 2만m 상공에서 10시간 이상 비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매체는 오스틴 장관이 한·일 순방과 관련해 미국이 동맹국 간 군사협력을 강화하고 중국에 대해 신뢰할 만한 억지력을 키우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힌 점을 들어 경계하고 있다. 중국의 군사평론가는 “중국의 안보 상황은 미국의 정치적·군사적 위협 때문에 불안정하고 불확실하다”며 “인민해방군은 중국의 주권과 안보, 발전 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베이징=김청중·이귀전 특파원 c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