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석밥 시장에 새롭게 도전장을 던진 하림의 네거티브 마케팅이 시장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경쟁사 대비 자사 제품의 특징을 부각하기 위해 '첨가물을 넣지 않은 제품'이라는 점을 강조한 부분이 논란이 됐다.
기존 제품에 사용되는 미강추출물, 산도조절제 등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기준을 위반하지 않았고 이를 섭취해도 몸에 해롭지 않는데도 일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소비자들은 다르게 받아들이고 있다.
만약 이번 논란이 다른 식으로 확대 돼 '첨가물이 들어가 있는 즉석밥은 사먹지 말아야지' 등 첨가물 함유 제품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커질 경우 시장 자체가 축소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17일 뉴시스에 따르면 즉석밥 시장 규모는 2017년 3287억원, 2019년 4134억원을 기록한 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집밥족이 크게 늘어나면서 4437억원 수준으로 껑충 뛰었다.
최근에는 즉석밥 시장의 성장세를 주목한 후발 업체들도 속속 즉석밥 시장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향후 시장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행보다.
대표적인 기업이 하림이다.
육가공 전문업체인 하림은 최근 기업의 지향점을 종합식품기업으로 삼고 가정간편식(HMR) 등 다양한 제품군을 출시하며 즉석밥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하림은 산도조절제, 보존제 등 첨가물을 넣지 않았다는 점을 적극 강조한 프리미엄 즉석밥을 선보였다. 갓 도정한 국내산 쌀과 깨끗한 물을 사용해 집에서 짓는 밥맛을 구현한 제품이라는 것이 하림의 설명이다.
문제는 여기에서 발생했다.
하림이 전면에 내세운 무첨가물 제품이라는 점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논란의 소지가 됐다. 다른 경쟁사 제품에는 첨가물이 들어있어 몸에 좋지 않은다는 식으로 오해가 생겨버린 것이다.
제품 성분과 함량 등을 꼼꼼히 따지는 소비자들은 기존 즉석밥에 첨가물이 들어가 있다는 하림의 네거티브 마케팅을 접한 이후 맘카페를 중심으로 '첨가물이 들어간 제품이라는 것을 모르고 먹었다' 등 다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카테고리 내 1위 제품의 영향력이 클 경우 후속 제품이 네거티브 마케팅을 펼치는 경우가 있지만 경쟁사 제품 품질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홍보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며 "경쟁사 제품 출시가 시장 규모를 키우는 역할이 아닌 시장을 축소하는 사례를 만들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림 측은 경쟁사를 겨냥한 게 아니며, 집밥에 첨가물 넣지 않는 것처럼 그 방식 그대로 구현한 것 뿐이라는 입장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