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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 ‘수상한 자금 흐름’ 포착…북시흥농협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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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LH 서울지역본부의 모습. 뉴스1

경찰은 왜 지역 농협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에 나섰을까. 시·군 단위의 제2금융권을 좀처럼 들여다보지 않던 경찰이 이례적으로 경기 시흥시 북시흥농협에 대한 강제수사에 들어가면서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지역 금융권 등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경기 광명·시흥 신도시 투기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은 해당 지역에서 벌어진 수상한 자금의 흐름을 포착하고 수사에 나섰다. 이번 부동산 비리 사태가 불거진 지 보름 만이다.

 

◆ 과도한 대출 vs 위법 사항 없어…경찰 압수물에 관심 쏠려

 

이날 오전 10시쯤 시작된 경기남부경찰청 부동산 투기사범 특별수사대의 북시흥농협 압수수색은 최근 경찰이 내사를 벌여온 수상한 대출 흐름을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찰은 해당 수사팀에 회계사, 세무사 외에 국세청 직원 2명을 투입해 대출·세무 관련 부분을 집중적으로 살펴본 것으로 전해졌다. 

 

북시흥농협은 투기 의혹이 제기돼 경찰 수사를 받는 LH 직원들의 대출이 집중적으로 이뤄진 곳이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과 참여연대에 따르면 투기 의혹을 받는 10명의 LH 직원들은 100억여원을 들여 농지를 사들이는 과정에서 북시흥농협에서만 50억원 안팎의 대출을 받았다.

 

최근 윤석현 금융감독원장이 “LH 사태와 관련, 일부 금융회사에서 취급된 토지담보대출 실태를 조속히 점검해 위법·부당행위에 대해 엄중히 조치하라”며 지목한 곳이기도 하다. 다만 금융당국은 북시흥농협의 대출 과정을 살펴보면서 뚜렷한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지역 금융권을 정조준한 경찰은 대출 내역에 대해 면밀히 조사를 벌여왔다. 조사에 따르면 일부 LH 직원들은 이곳에서 토지매매가의 최대 90% 넘는 대출을 받았다. 이 지역에선 통상 농지 감정가의 최대 70%까지 대출을 해주고 있다.

 

아울러 대출 과정에서 LH 직원 등이 제출한 농업경영계획서 등을 제대로 확인했는지도 논란거리다.

 

이에 대해 농협중앙회 측은 “매매가와 비교한 비율로는 높아보일 수 있으나, 통상 대출은 감정가를 기준으로 한다”며 “자체 내부점검에선 감정평가액의 70%를 넘는 대출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지난 14일 오후 경기도 시흥시 북시흥농협 모습. 뉴스1

◆ LH 직원, 시흥시의원 대출 과정 살펴봐…매매가의 90% 안팎 담보대출 논란

 

경찰은 북시흥농협 외에 투기 의혹을 받는 시흥시의원 B씨의 대출 과정도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2018년 9월 신도시 예정지인 시흥시 과림동 임야 111㎡를 1억원에 매입하면서 지역 원예농협 등으로부터 매매가 기준으로 90% 넘는 돈을 담보대출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대출 규모와 관련, 이창무 한양대 교수(도시공학)는 “신도시 예정지 대출의 범위와 관행을 따져봐야 한다”며 “향후 원금 회수 등 위험관리에 합리적 판단이 있었는지를 살펴야 하는데 다소 과도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이번 수사에서 해당 대출에 대한 담보가치 대비 대출가능한도(LTV) 외에 농지담보대출 과정에서의 적정성 여부, 금융기관 직원과 LH 직원, 시의원 등의 친분까지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매매가와 큰 차이가 나는 감정가 설정 과정도 관심의 대상이다. 

 

경찰 관계자는 “대출기관 등 투기 의혹과 관련된 모든 사안을 살펴볼 방침”이라며 “자세한 사항은 수사 중이라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