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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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누리꾼 "비빔밥? 가난한 사람들이 먹는 음식"…'빈센조' 논란에 한국 비하

사진=tvN ‘빈센조’ 캡처

 

tvN 드라마 ‘빈센조’에 중국 제품 간접광고(PPL)가 등장해 논란인 가운데,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17일 공식 웨이보 계정을 통해 “주인공이 중국의 ‘자열식 비빔밥’을 먹은 것에 한국 누리꾼들이 폭발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14일 방송된 tvN 드라마 ‘빈센조’ 8회에서는 홍자영(전예빈 분)이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빈센조(송중기 분)에게 비빔밥을 건네는 장면이 그려졌다. 사무실에서 비빔밥을 먹는다는 설정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지만, 해당 제품이 중국어와 한국어가 동시에 표기된 중국 브랜드라는 점이 일부 누리꾼들의 분노를 일으켰다.

 

글로벌 타임스의 보도를 접한 중국 누리꾼들은 즉각 비빔밥 폄하에 나섰다. 이들은 댓글에 “비빔밥은 남은 음식을 처리하는 방법”, “한국에 먹을 것이 별로 없어서 남은 재료를 모아 넣다가 비빔밥이 나온 것”, “처음 비빔밥을 먹었을 때 할머니께서 ‘가난한 사람들이 못 먹으니까 그렇게 먹는 거야’라고 하셨다”, “식문화가 부족해서 비빔밥으로 흥분하는 한국인” 등 주장을 펼쳤다.

 

이뿐만 아니다. 이들은 댓글에 “중국 자본이 없으면 드라마 제작이 불가능한 나라”, “한국인의 편협한 민족주의가 우습다” 등 한국 비하 발언도 서슴없이 내뱉었다.

 

글로벌타임스 웨이보 캡처

 

전통 음식을 두고 멀어진 한국과 중국의 관계는 지난해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 관영 환추스바오는 지난해 11월 쓰촨의 파오차이가 국제표준화기구(ISO) 인가를 받았다면서 ‘김치 종주국’인 한국이 굴욕을 당했다고 전했다.

 

이후 논란이 일자 지난 1월13일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법률위원회(정법위) 안젠(安劍) 위원장은 “자신감이 없으면 의심이 많아지고, 갖가지 피해망상이 생기는 것”이라며 한국 누리꾼들을 저격했다. 안 위원장은 “김치는 한국 것이고, 곶감도 한국 것이고, 단오도 한국 것이라고 한다”며 “결국 모든 것에 사사건건 시비를 거는 이유는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조롱했다.

 

또 지난 12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국내 김치 제조 기업들을 대상으로 '파오차이'(泡菜)라는 중국식 김치 표기를 강제하고 있다.

 

이러한 갈등이 봉합되지 않은 채, ‘빈센조’에 중국 비빔밥 PPL이 등장하자 누리꾼들은 방송 후 한국 고유의 음식인 비빔밥을 굳이 중국 기업의 제품을 PPL로 받아 등장시킬 필요가 있었냐며 비난을 쏟아냈다.

 

한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지난 16일 페이스북을 통해 관련 입장을 내놓았다. 

 

그는 “물론 드라마 제작비 충당을 위해 선택한 상황이겠지만, 요즘 같은 시기엔 정말로 안타까운 결정인 것 같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왜냐하면 최근 중국이 김치, 한복, 판소리 등을 ‘자국의 문화’라고 어이없는 주장을 계속해서 펼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물론 이번 PPL은 한국을 타겟팅한 것이라기보다는, 한국 드라마의 전 세계 영향력을 통해 수많은 나라에 제품 홍보를 노린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나아가 “가장 우려되는 건, 중국어로 적힌 일회용 용기에 담긴 비빔밥이 자칫 해외 시청자들에게는 중국 음식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말미에 서 교수는 “오늘 점심은 비빔밥을 먹으러 가야겠다”며 “더 더워지기 전에 돌솥비빔밥으로”라고 덧붙였다.

 

김찬영 온라인 뉴스 기자 johndoe9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