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도중 군경이 쏜 총에 쓰러져 치료를 받아 오던 미얀마 신한은행 양곤 지점의 현지 직원이 2일 숨졌다.
지점 관계자와 현지의 매체 미얀마나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따르면 직원 A씨는 전날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지만 끝내 깨어나지 못하고 이날 오전 9시쯤 숨을 거뒀다.
앞서 그는 지난달 31일 오후 5시쯤 회사에서 제공한 차를 타고 귀가하던 도중 머리에 총을 맞아 쓰러진 뒤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아 왔다.
당시 인근에서 보안군이 차량을 대상으로 검문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출·퇴근용 차량이 정차 지시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에서 실탄 사격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1일 군부가 주도한 쿠데타가 발발한 뒤 현지로 진출한 국내 기업의 직원 중 희생자가 나온 일은 처음으로 알려졌다. 이날 A씨 장례식도 거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은 쿠데타 발발 후에도 현지 중앙은행의 정상근무 지시에 따라 최소 인력으로만 양곤 지점을 운영해왔다. 그러다 이 총격 사건 후 위기상황을 3단계로 격상한 뒤 지점을 임시 폐쇄했고, 모든 직원은 재택 근무에 들어갔다. 아울러 주재원의 단계적 철수도 검토 중이다. 이를 위해 고객 거래에 필수적인 업무는 한국 신한은행이 지원하고 있다. 나아가 고인에 대한 예우를 어떻게 한 것인지 논의하고 있다.
한편 현지 누리꾼들은 트위터 등에 A씨(사진)의 생전 및 피격 당시 모습을 담은 사진을 올리는 한편 입을 모아 애도했다. 또 군부를 규탄하는 게시물도 잇따라 올리고 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현지에서 법인이나 지점, 사무소 등을 두고 활동 중인 국내 금융사는 은행 9개, 캐피탈 소액여신전문금융사(MFI) 15개, 카드 2개, 보험은 2개다.
당국은 전날 금융위원회 글로벌금융과장 주재로 외교부와 금융감독원, 산업·기업·KB국민·신한은행, 전국은행연합회, 여신금융협회 등이 화상으로 참석한 가운데 현지 상황과 비상연락 체계를 점검하고 직원의 안전을 확보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또 외교당국과 긴밀한 협의 아래 필요한 조치를 해나가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현지에서 양곤 지점 1개만 2016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이 지점에는 한국인 3명과 현지인 36명이 일하고 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사진=트위터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