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화문 주한 미국 대사관에 조기가 게양됐다.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사망자가 50만명이 넘은 것을 애도하기 위해 지난달 24일 추모 조기가 내걸린 이후 거의 1개월 만이다. 이번에는 미 조지아주 애틀랜타 총격사건으로 현지 한인 여성 4명이 숨진 데 따른 것이다.
로버트 랩슨 주한 미국 대사대리는 19일 본인 및 대사관의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미 대사관에 성조기가 조기로 게양된 사진을 공개했다. 랩슨 대사대리는 “애틀란타에서 일어난 무분별한 총격 사건 희생자 추모를 위해 미국 대사관에 조기를 게양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 사건으로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분들께 깊은 애도를 표하고 우리도 함께 슬퍼하고 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분명히 밝혔듯이 우리는 아시아계 미국인 커뮤니티와 함께 하며 증오에 맞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포고문에서 “애틀랜타 대도시권 지역에서 저질러진 무분별한 폭력 행위의 희생자들에 대한 존중의 표시로, 조기 게양을 명령한다”고 말했다. 조기 게양은 오는 22일 일몰 때까지 미 전역과 영토에서 적용된다. 해외에 있는 미 대사관과 영사관, 군사기지 및 해군 함정 등도 모두 포함된다.
주한 미 대사관의 조기 게양은 지난달 24일 이후 거의 한 달 만이다. 당시에도 바이든 대통령의 명령에 따른 조치였다. 취임 1개월을 갓 넘긴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내 코로나19 누적 사망자가 50만명을 넘어서자 이 ‘침통한 이정표’를 기려야 한다며 총 5일 동안 모든 연방기관이 조기를 게양하도록 했다.
지난 16일 한인이 많이 사는 애틀랜타에서 21세 백인 청년 로버트 에런 롱(21)이 마사지숍 및 스파 총 3곳을 상대로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이 사건으로 8명이 목숨을 잃은 가운데 그중 4명이 한인 여성인 것으로 밝혀져 현지 교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사망자 8명 중 6명이 한인을 포함한 아시아계 여성인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아시아계 및 여성을 겨냥한 증오 범죄 아니냐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랩슨 대사대리가 SNS를 통해 우리는 “아시아계 미국인 커뮤니티와 함께 하며 증오에 맞설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같은 시각을 일부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