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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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출간될 김제동 신간 두고 리뷰 삭제 논란…인터넷 서점 측 “작가에 대한 사견 판단”

누리꾼 “선택적 분노의 우리 김제동 선생이 돌아왔다”며 올린 리뷰 삭제되자 동일 내용 거듭 게재
연합뉴스·나무의 마음 제공

 

2019년 고액 강연료 논란 후 공식 활동을 중단한 방송인 김제동(왼쪽 사진)이 오는 25일 정식 선보일 신간에 대한 온라인 리뷰 글이 삭제돼 논란이 일고 있다. 그의 신간 ‘질문이 답이 되는 순간’(오른쪽 사진)을 예약 판매 중인 인터넷 서점 측은 책은 보지 못한 채 작가에 대한 사견으로 작성된 글인 만큼 블라인드 처리를 해 보이지 않게 했다는 입장이다.

 

한 누리꾼은 22일 인터넷 서점을 통해 김제동의 신간에 대한 리뷰를 올렸으나 곧 삭제됐다고 주장했다. 

 

이 누리꾼은 리뷰에서 “선택적 분노의 우리 김제동 선생이 돌아왔다”며 “정권이 바뀌고 온갖 사회의 부조리 가운데서도 침묵을 지키는 그”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러한 모순을 견디는 그는 진정한 ‘깨시민’”이라며 “오랜만에 그가 대중에게 얼굴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집값 폭등을 비판하기 위해서도 아니고, 원전 의혹을 까발리기 위해서도 아니고, 백신 문제에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서도 아니었다”며 “그렇다”고 부연했다. 

 

계속해서 “그는 책을 냈다”며 “‘목수의 망치질’보다 훨씬 가치 있는 그의 타자기 두드림을 만나보자”라고 썼다고 한다.

 

이 누리꾼은 삭제되자 같은 내용의 글을 다시 올렸고, 이 사실이 온라인에서 널리 알려지면서 다른 인터넷 서점 이용자들까지 가세해 갑론을박을 벌였다.

 

논란을 일으킨 인터넷 서점 관계자는 뉴시스에 "저희 정책 중 책과 무관한 내용이 담겼거나 욕설이 있거나 하는 리뷰로 판단되면 블라인드 처리하는 것이 있다”며 “지금 예약판매 중인 도서라 이용자가 아직 보지 못했을 텐데 작가에 대한 사견으로만 작성됐다고 보아 블라인드 처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용자가 또 한 번 글을 올려서 현재는 내부적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출판사 ‘나무의 마음’이 출간하는 이 시간은 인문 교양서로, 지난 2일부터 예약 판매 중이다. 다만 지난 23일까지 모두 22회 분량이 연재돼 독자들이 미리 만나볼 수 있다.

 

이 책에는 김제동이 물리학자인 김상욱 경희대 교수와 건축가인 유현준 홍익대 교수 등 각 분야 전문가 7인을 만나 전해 들은 얘기를 토대로 작성됐다. 이들 전문가 외 천문학자인 심채경 한국천문교육원 우주과학본부 선임 연구원, 경제 전문가인 이원재 ‘LAB 2050’ 대표, 뇌 과학자인 정재승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이정모 국립과천과학관 관장, 대중문화 전문가인 김창남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 세상을 살아갈 우리에게 전하는 안부가 담겼다. 부동산 정책과 달 탐사, 기본소득, 인공지능(AI), 기후위기, 인류의 미래, 대중문화 등 전문분야별로 우리 삶에 영향을 끼치는 사회적 이슈를 중심으로 한 답변이 주된 내용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사랑의 물리학, 세상은 왜 이런 모습으로 존재할까?’, ‘우리가 살아갈 공간, 과거의 공간과 권력을 어떻게 재배치할 것인가?’, ‘달 탐사 프로젝트가 다시 시작된 시대, 우주를 대하는 지구인의 바람직한 자세는?’ 등이 주요한 질문이다.

 

김제동은 책 머리말에 “당장 답을 구할 수는 없더라도 이번 기회에 같이 확인해보면서 서로 위로하고, 격려도 하고, 그러면서 작은 약속과 길을 만들어내고 싶었다”며 “일곱 전문가와의 만남이 저에게는 그런 위안이자 격려였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나아가 “전에는 몰랐던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소중한 기회잖나”라며 “책을 읽는 시간이 여러분에게도 분명히 그럴 거라고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더불어 “표현은 조금씩 다르지만 일곱분 모두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구분과 경계가 아니라 관계임을 이야기했다”며 “그래서 ‘생각했던 것만큼 우리가 완전히 다른 존재는 아니구나’, ‘모두 연관돼 있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면서 동지애 같은 게 느껴졌던 것 같다”고 전했다.

김제동·이효리 인스타그램 캡처

 

이 책은 김제동과 절친한 제주 거주 독자인 가수 이효리(오른쪽 사진)와 서울 독자인 방송인 유재석(왼쪽 사진)이 추천사를 써 더 유명해졌다.

 

이효리는 “이 책은 목마를 때 마시는 시원한 물 한컵처럼 때론 과학적으로, 때론 인간적으로 나의 목마름을 채워줬다”며 “나처럼 과학 무식자지만 호기심 많고 잘 살고 싶은 여러분께 추천한다”고 권했다.

 

유재석도 ”광활한 우주의 지구라는 작은 별에 잠시 살다가는 우리 ‘자기님’들이 올해 꼭 읽어보면 좋을 그런 책”이라고 소개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