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배달음식이 늘고 야외 활동이 줄어들면서 복부 비만과 혈압, 혈당 등이 높은 대사증후군 환자가 2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임수 교수팀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을 27일 제53차 대한비만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연구팀은 1485명의 외래 환자의 데이터를 2019년 겨울(2019년 12월∼2020년 2월)과 2020년 봄 (2020년 3~5월) 사이의 대사 변화를 코로나 이전 3년간 같은 시기의 변화와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직전 3년의 경우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오는 동안 체중이 1kg 감소한 반면, 코로나19 영향을 받은 2020년 봄에는 체중이 평균 0.2kg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체중 증가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는 대사증후군 환자의 증가세도 뚜렷했다. 대사증후군이 악화된 환자의 수가 직전 3년에 비해 2019-2020 시즌에는 21%나 크게 증가한 것이다. 특히 혈당과 혈압 환자 증가가 각각 18%, 14%로 높게 나타났다. 비만의 경우도 10% 증가했다.
대사증후군은 △허리둘레 남성 90cm, 여성 85cm 이상 △중성지방 150mg/dL 이상 △공복 혈당 100mg/dL 이상 △수축기 혈압 130·이완기 혈압 85mmHg 이상 △고밀도지질단백질(HDL) 콜레스테롤 남성 40mg/dL, 여성 50mg/dL 미만 등의 기준에서 3개 이상일 경우 진단된다. 대사증후군이 있는 경우 당뇨병 및 심혈관질환의 발생 위험도가 높아진다.
임수 교수는 “외국 연구에서도 계절별 체중 변화를 비교해보면 봄에는 체중이 빠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번 연구에서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봄에 체중이 늘어난 것은 양질의 식사가 줄어들고 염분과 당분이 높은 배달음식 섭취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이어 “지난 1년이 코로나19 환자에 집중하는 시기였다면 이제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는 경고”라며 “방역 조치로 인해 대사증후군 환자의 건강이 나빠지는 데 대한 대안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