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신장 위구르족 인권 문제와 관련해 자국을 제재한 유럽연합(EU)과 영국, 미국, 캐나다에 보복 조치를 취한 데 이어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쿼드’(Quad)가 다음 제재 대상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8일 주잉 중국 시난정법대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일본·호주·인도로 구성된 쿼드가 다음 차례가 될 것”이라며 “신장 문제와 관련해 더 많은 나라가 우리와 함께하도록 할 것이고, 공동 제재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쿼드를 사실상 중국을 견제하는 안보블록으로 운용하고 있으며 한국의 쿼드 참여를 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중국 외교부는 27일 미국 등의 대중국 제재를 비난하며 게일 맨친 미국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 의장과 토니 퍼킨스 부의장, 캐나다 의원 마이클 총과 캐나다 의회의 국제인권 관련 소위원회를 제재 명단에 올렸다. 중국은 영국과 EU 인사 및 기관에 대해서도 제재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중국의 군사적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대만 국방부는 지난 26일 중국 군용기 20대가 대만 서남부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해 역대 최대 규모 무력시위를 벌였다고 밝혔다. 조기경보기와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H(훙)-6K 폭격기 등이 무력을 과시했다.
특히 중국 외교부는 ‘전쟁 예고’ 수준의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며 거들었다.
화춘잉 대변인은 26일 브리핑에서 “오늘의 중국은 이라크나 시리아가 아니고 120년 전 8개 연합국 아래 청나라도 아니다”라며 “중국은 인내심을 갖고 진실을 설명했지만, 안타깝게도 들으려 하지 않는다. 이를 사전에 알리지 않았다고 말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사전에 알리지 않았다고 말하지 말라(勿謂言之不豫也)’란 표현은 1962년 중국·인도 전쟁 하루 전날인 9월22일 인민일보 시론에 처음 등장했다. 언제든 전쟁이 가능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