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미얀마 군부가 ‘미얀마군(軍)의 날’인 27일(현지시간) 반정부 시위대에 무차별 총격을 가해 하루에만 100명 넘게 사망했다.
28일 AP통신 등은 현지 온라인 매체 미얀마나우 보도를 인용해 전날 숨진 시민이 최소 114명이라고 전했다. 지난 2월 1일 쿠데타 발생 후 하루 기준으로 최다 사망자 수다. 특히 현지 매체는 27일 하루동안 5살 어린이를 포함해 15세 미만의 사망자가 적어도 4명 확인됐다고 전했다.
미안먀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누적 사망자 수는 328명이다. 여기에 27일 사망자 수를 합치면 지금까지 군부 유혈진압으로 숨진 시민은 440명을 넘어섰다. 시위에 참여하지 않은 시민들도 군경의 총에 맞아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즉각 미얀마 군부의 유혈진압을 비판하고 나섰다.
블링컨 장관은 27일(현지시간) 트윗을 통해 “우리는 버마(미얀마) 보안군이 자행한 유혈사태에 충격을 받았다”며 “이는 군부가 소수를 위해 국민의 목숨을 희생시킬 것이란 점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어 “깊은 애도를 유족들에게 보낸다”며 “버마의 용기 있는 국민은 군부의 공포정치를 배격한다”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도 28일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 명의 담화에서 “평화적으로 이뤄지는 시위 활동에 대해 실탄이 사용되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며 “강하게 비난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얀마 군부가 시민에 대한 폭력을 즉시 중단하고,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비롯해 구속된 이들을 신속하게 석방하며, 민주적인 정치체제를 조기에 회복할 것을 다시 강하게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