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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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중국발 황사에 ‘누런 하늘’… 4월부터 점차 해소

입력 : 2021-03-29 19:24:43
수정 : 2021-03-29 23: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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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전국 대부분 ‘매우 나쁨’ 심각
면역력 약화·호흡기 질환 등 유발
코로나 감염 가능성 높아져 주의
뿌연 도심 전국 대부분 지역이 황사 영향권에 들어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나쁨’ 수준을 보인 29일 서울 종로구 도심 일대가 뿌옇게 보이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중국발 황사가 한반도를 뒤덮은 29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매우나쁨’ 기준치(미세먼지 농도 151㎍/㎥ 이상)를 훌쩍 뛰어넘었다. 서울도 이날 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평균 미세먼지(PM10) 농도가 302㎍/㎥로 관측돼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중국 내몽골 고원 등에서 발원한 황사의 영향으로 치솟은 미세먼지 농도가 다음달 1일부터 옅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날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오후 8시 기준 전국 미세먼지(PM10) 농도는 ‘매우나쁨’ 기준치를 5∼6배 웃돌았다. 제주도 1146㎍/㎥를 비롯해 부산 874㎍/㎥, 울산 678㎍/㎥, 전북 616㎍/㎥, 경남 584㎍/㎥로 집계됐다. 기상청 발표 수치는 더 심각했다. 오후 7시 제주도 고산은 1202㎍/㎥였으며 군산 1193㎍/㎥, 서해 북격렬비도 1006㎍/㎥, 흑산도 961㎍/㎥로 관측됐다.

 

이날 오전에도 최고값이 1000㎍/㎥을 넘는 지역이 다수 있었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오전 중 대구의 미세먼지 최고 농도는 1174㎍/㎥까지 치솟았으며 광주 1126㎍/㎥, 전남 1029㎍/㎥를 기록했다. 이날 전국에서 농도가 가장 낮았던 강원도조차 농도가 완화했을 때 154㎍/㎥로 ‘매우나쁨’에 해당했다.

 

이번 황사는 지난 26일부터 몽골 고비사막과 중국 네이멍구 고원에서 발원한 황사가 북서풍을 타고 우리나라에 유입되면서 이날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짙게 관측됐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황사 경보가 발령된 29일 오후 서울 강북구청 앞에 설치된 미세먼지 신호등에 미세먼지 수치가 '매우나쁨'을 나타내고 있다. 뉴스1

이날 미세먼지 농도도 오전에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높았지만, 황사의 이동으로 오후에는 남부 지방에서 높아지는 양상을 보였다. 황사의 영향은 이달 31일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30일 대부분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를 매우 나쁨으로 예보했다. 31일에는 대부분 지역이 나쁨 수준을 보일 전망이다.

 

이대균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장은 “한반도로 유입된 황사의 잔류 효과는 31일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다음달 1일부터는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세먼지는 지름이 10㎍/㎥ 이하인 입자로 황화합물 등 대기오염 물질을 포함한 경우가 많아 눈·호흡기 점막을 자극한다. 또 폐에서 걸러지지 못하고 심혈관으로 침투할 확률이 높아 각종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를 더 확산시킬 수도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초미세먼지보다 더 작은 바이러스가 미세먼지를 타고 공기 중에 더 멀리 퍼져 사람으로 들어올 수 있다”며 “이미 이탈리아, 미국, 중국 등에서 미세먼지가 많은 지역에 코로나19 감염이 훨씬 많고 사망률이 높다는 연구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임영욱 연세대 의과대학 환경공해연구소 교수는 “코로나19와 피해 경로가 같은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반드시 먼지 제거 효과가 있는 KF80 이상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