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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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김연경, 챔프전 3차전서 살아날까

GS칼텍스와 1·2차전서 저조
시즌 끝나면 해외 진출 전망
벼랑끝서 ‘유종의 미’ 거둘지 관심
김연경이 지난 2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와의 2020∼2021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수비에 실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뉴시스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의 팬들은 파란만장한 2020~2021시즌을 통해 김연경(33)의 존재감을 오히려 더 실감할 수 있었다.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가 학교폭력 논란으로 팀에서 이탈한 뒤 리더이자 에이스로 묵묵히 후배들을 이끌어온 모습을 통해 진정한 ‘월드 스타’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었던 것. 전력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던 쌍둥이의 부재로 막강했던 팀의 면모는 사라졌지만, 김연경의 헌신 속에 흥국생명은 완전히 무너지지 않고 포스트시즌에 나설 수 있었다. 여기에 IBK기업은행과의 플레이오프에서는 1, 3차전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며 팀을 챔피언결정전까지 이끌었다.

그러나 김연경도 결국 한계에 부딪혔다. GS칼텍스와의 챔피언결정전(5전3승제)에서는 눈에 띄게 지친 모습이다. 지난 26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1차전에서는 59.09%의 높은 공격 성공률을 기록했지만 부족한 공격 점유율로 13득점에 그쳤다. 28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2차전에서는 완벽하게 무너졌다. 이날 김연경은 공격 성공률마저 28.57%로 저조해 겨우 11득점에 그쳤다. 팀 전력의 절대치를 차지하는 김연경이 두 번이나 10점대 초반 득점에 그치면서 흥국생명은 1, 2차전 모두 GS칼텍스에 완패해 막다른 골목에 몰렸다. 30일 홈코트인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릴 3차전까지 패하면 김연경의 시즌은 이대로 끝난다.

이 패배는 김연경과 V리그 팬들의 작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유럽리그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자 국내복귀를 선택한 그는 이번 시즌 뒤 다시 해외로 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마지막이 될 수도 있기에 김연경은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도 우승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이어 플레이오프에서 몸을 던지는 플레이들을 펼치며 이 발언이 진심임을 보여줬다.

그렇기에 벼랑 끝에 몰린 김연경은 더 간절한 마음으로 3차전에 나선다. 변수는 막다른 골목에서 팀 동료들의 경기력이 되살아나느냐다. 흥국생명은 역시 마지막에 몰렸던 지난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김연경과 함께 브루나, 김미연 등이 동시 폭발하며 시즌 초반의 탄탄한 모습을 재현한 바 있다. 아쉽게도 연이은 포스트시즌 강행군과 GS칼텍스의 강력함에 밀려 이런 탄탄함이 챔프전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만약 흥국생명이 홈그라운드에서 지난 플레이오프 3차전의 경기력을 되살린다면 시리즈는 좀 더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 우승과 함께 V리그에서의 1년을 마감하려는 ‘배구 여제’의 꿈이 계속 이어질지 배구팬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