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에서 민간인 사망자가 500명을 넘어선 가운데 로힝야족에 이은 또 다른 난민 사태, 내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무차별 살상하는 군경에 맞서기 위해 일부 시위대는 무장할 준비를 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 집계 기준 민간인 사망자는 최소 512명에 달한다. 이 중 어린이만 35명이다. 미얀마 소수 민족인 카렌족 난민 위기는 현실화하고 있다. 군정이 지난 28일 카렌주 파푼의 카렌족 무장단체 카렌민족연합(KNU) 지역을 공습해 주민 약 1만명이 대피했다. 이 중 약 3000명은 태국으로 향했다. 태국 정부는 부인했지만 2000여명을 미얀마로 돌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대는 30일 쓰레기 파업에 나섰다. 전날 양곤에선 주민들에게 쓰레기를 주요 교차로에 버리라는 확성기 소리가 울려 퍼졌다.
청년 수백명은 무기를 손에 넣고 사용법을 배우기 위해 수십년간 군과 싸워 온 소수민족 무장단체들이 있는 국경 지역으로 향하고 있다. 만달레이의 한 24세 청년은 현지 언론 미얀마나우에 “우리는 시위하며 그저 화염병이나 던질 순 없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미얀마민족민주주의동맹군(MNDAA) 등 세 무장단체는 공동성명을 내고 군정에 “시위대 살해를 멈추고 정치적 문제를 해결하라”며 “이에 응하지 않는다면 ‘봄의 혁명’(반쿠데타 시위)에 참여하고 있는 모든 민족과 협력하겠다”고 최후통첩을 했다.
유엔은 미얀마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31일 안전보장이사회를 긴급 소집한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2013년 미얀마와 체결한 무역투자협정(TIFA) 이행을 중단했다. 양국 간 무역이 중단되는 건 아니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