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방치된 빈집은 도시 미관을 해치고 안전사고 및 범죄 발생 우려를 낳는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가 시작한 ‘빈집 활용 도시재생 프로젝트’로 7개 자치구의 11개 빈집이 주민 생활편의시설(SOC)로 탈바꿈했다. 시는 2022년까지 이 프로젝트 시행 지역을 총 120개소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31일 밝혔다.
빈집 활용 도시재생 프로젝트는 주거 환경을 해치는 방치된 빈집을 시가 매입해 청년, 신혼부부 등의 주거 안정을 위한 임대주택이나 주민 생활편의시설로 공급하는 서울시 도시재생사업으로 2019년 시작됐다.
빈집이 지역 내 소규모 생활SOC로 조성된 초기 사례는 성북구 장위동과 석관동에 마련된 ‘예술품 전시공간’, 강북구 미아동의 ‘청년거점공간’과 ‘마을활력소’ 등이 있다. 문화예술시설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성북구에서 빈집을 문화예술 거점으로 재생했다. 청년들의 지역 내 각종 활동을 돕고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공간으로 변신하기도 했다.
흉물로 방치됐던 금천구 시흥동의 빈집은 생활 속 녹색 힐링공간 ‘동네정원’으로 재탄생했다. 지역에 휴식공간이 부족하다는 점을 고려해 빈집을 철거한 후 정원으로 만들었다. 사계절 푸르른 식물들로 벽면 녹화하고 바닥엔 화분을 놓았다. 주민들이 쉬다 갈 수 있는 벤치도 설치해 주민들이 오가며 사용 중이다.
성북구 하월곡동의 빈집은 주차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마을주차장’으로 재생됐다. 빈집을 철거한 후 주차면을 조성해 거주자 우선주차구역으로 사용하고 있다.
동대문구 답십리동의 빈집은 ‘마을텃밭’이 됐다. 최근 도시농업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집 주변에서 내 손으로 기른 건강한 식재료로 요리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주민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시는 전했다. 여러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텃밭의 구역을 나누고 수도 등의 시설도 설치했다.
생활편의시설뿐 아니라 주거공간으로도 변신했다. 시는 앞서 100여개의 빈집으로 526호의 임대주택을 만들어 공급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 말 입주한 강북구 삼양동 청년주택은 시가 이 일대 빈집 2채를 매입해 철거 후 2개동, 연면적 389.99㎡ 규모로 건설했다. 빈집 도시재생 프로젝트 시범사업으로 탄생한 1호 청년주택이다.
지난해 11개의 빈집을 생활SOC 시설로 조성한 시는 올해 55개소를 추가 조성한다. 2022년까지 총 120개소의 빈집을 생활SOC로 재생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그동안 활용되지 않았던 빈집을 마을주차장, 동네정원, 텃밭, 청년거점공간, 문화예술거점공간 등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지역 맞춤 자산으로 활용하면서 주민들의 삶의 질과 생활편의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류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은 “빈집을 생활SOC 시설로 재생해 제공하는 것은 지역에 활력을 더하고 도심의 흉물이었던 장소를 지역의 자산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청년·신혼부부 등 주거취약계층에게 임대주택을 공급하고 주민 생활편의시설을 조성하는 등 빈집의 활용도를 계속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