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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최강욱 "뽑고 보니 최고위원 딸" vs 주진형 "먼저 내 딸 쓰고 싶다고"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왼쪽) 열린민주당 주진형 최고위원. 세계일보 자료사진

열린민주당 주진형 최고위원의 딸이 같은 당 최강욱 대표 의원실에서 8급 비서로 근무 중인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최 대표의 해명을 둘러싼 의문이 확산하고 있다. 최 대표 측은 공개채용을 통해 해당 비서를 뽑고 난 뒤에야 주 최고위원의 딸이라고 밝혔으나, 정작 주 최고위원은 최 대표가 먼저 딸과 함께 일하고 싶다고 했다고 털어놓으면서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 대표는 전날 주 최고위원의 딸 주모씨의 비서 임용 관련 보도(세계일보 4월2일자 1면 참조) 이후 한 언론과 통화에서 “인턴직은 공개모집 형태로 뽑았고 주씨가 지원했다”면서 “선발 과정은 보좌진이 전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발되고 나서야 주씨가 주 최고위원의 딸인 것을 알았다”고 덧붙였다. 최 대표는 이번 사안과 관련한 세계일보의 취재 요청에 일절 응하지 않았다. 최강욱 의원실 관계자 역시 여러 언론에 최 대표와 비슷한 해명을 내놨다.

 

그러나 주 최고위원의 설명은 다르다. 주 최고위원은 지난달 31일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최 대표가 (딸의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딸을 이야기하니까 그 친구(최 대표)가 자기가 쓰고 싶다고 했다”고도 부연했다. 주씨는 21대 국회 개원 후 최 의원실에서 인턴으로 근무했는데, 공채에 지원하기 전부터 최 대표가 이미 주씨의 기초 신상 정보를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최 의원실 관계자 역시 본지와 통화에서는 “우리 의원(최 대표)이 먼저 (주 최고위원에게) 말했다”라며 “(20대 국회 당시) 박선숙 의원실에서 인턴을 했다고 하니 우리 방에 지원을 시켜보라(고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초선 의원이어서 국정감사 준비 등을 위해 경력이 있는 보좌직원이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주씨는 최 의원실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다 올해 1월5일 비서로 임용, 별정직 공무원이 됐다. 그는 한국과 미국 국적을 모두 가진 복수국적자이기도 하다. 복수국적자가 국회 공무원으로 임용된 경우는 주씨 외에는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의원실이 지난해 국회 사무처에 주씨의 비서 임용 가능 여부를 문의했을 때 최 대표는 국토교통위원회에서 활동했으나 이후 같은 해 11월 법제사법위원회로 사보임했다. 국회인사규칙 등에 따르면 검찰, 교정 및 출입국 관리 및 국가안보와 보안, 기밀 관련 분야에는 복수국적자 임용을 제한할 수 있다.

 

최 대표는 “(주씨를) 인턴에서 비서로 임용하며 사무처에 유권해석을 문의했는데, 기밀을 다루는 업무 자체를 하지 않으면 채용이 가능하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당당히 밝혔으나 상임위 사보임 전에 유권해석을 문의한 터라 ‘꼼수 문의’를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주씨는 20대 국회에서도 민생당 박선숙 의원실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다 비서로 승진 임용됐지만 하루 만에 취소된 바 있다. 박 의원의 상임위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였기 때문이다.

 

배민영·김주영 기자 goodpoin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