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사태와 서울시장 재보궐선거가 맞물리면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보유한 부동산에 대한 유례없는 네거티브전이 펼쳐지고 있다. 10년이 훌쩍 넘은 과거 부동산 관련 의혹까지 불거진 만큼, 박 후보와 오 후보 모두 논란에서 자유롭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1년 전 내곡동 땅 투기 의혹... 오 “몰랐다”
오 후보를 괴롭히는 사건은 11년 전 내곡동 땅 투기 의혹이다. 오 후보 가족과 처가는 내곡동에 약 1300평의 땅을 소유하고 있었는데, 오 후보가 서울시장으로 재직했던 2009년 8월 서울시가 국토해양부에 이 지역을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해달라고 요구해 특혜 보상을 받았다는 것이다. 오 후보는 2010~2011년 이 땅에 대한 보상금으로 약 36억5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의혹은 2010년 6·2 지방선거 당시에도 논란이 됐던 사안이지만, 오늘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다시 고개를 든 것이다.
오 후보가 초기에 이에 대해 “내곡동 땅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고 해명을 하면서 되레 의혹이 불어났다. 오 후보가 2000년과 2008년 국회의원과 서울시장 신분으로 등록한 공직자 재산 신고 서류에 내곡동 땅이 등재돼 있었던 탓이다. 여권은 “재산신고에 내곡동 땅이 버젓이 있는데 존재를 몰랐다는 설명은 어불성설”이라며 공격했다. 오 후보가 내곡동 일대 택지개발이 참여정부 때 이미 확정됐었다고 해명한 것도 발목을 잡았다. 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이 완료된 시점이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뒤인 2009년으로 나타나면서, 오 후보는 “공문서를 확인하지 못한 상태여서 착오가 있었다”고 말을 바꿔야 했다.
최근에는 오 후보가 내곡동 땅 측량에 직접 입회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가 처가의 내곡동 땅 측량 현장에 왔다가 근처에서 생태탕을 먹었다는 경작인 증언과 식당 주인의 증언이 등장하면서다. 문제의 내곡동 땅 근처에 있는 생태탕집 사장 A씨는 “오 후보가 당시 식당에 하얀 면바지와 페라가모 명품 신발을 신고 왔다”고 기억했다.
◆박, 17년 전 기획부동산 업계 대부로부터 후원
박 후보는 남편이 일본 도쿄에 아파트를 소유한 것을 두고 곤혹을 겪어야 했다. 박 후보는 선거관리위원회에 도쿄 아파트(71㎡)를 9억7300만원에 신고했다. 국민의힘은 이를 두고 “3000원짜리 캔맥주, 만원짜리 티셔츠에는 ‘친일’의 낙인 찍던 사람들이 정작 10억원이 넘는 ‘야스쿠니 신사뷰’ 아파트를 보유한 박 후보에게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된다”고 꼬집었다. 박 후보는 이에 해당 아파트를 지난 2월 처분했다고 해명했지만,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 지난 1월 26일 이후 처분한 셈이라 뒷말을 낳았다.
박 후보가 17년 전 기획부동산 업계의 ‘대부’인 김현재 삼흥그룹 회장으로부터 후원을 받은 일도 있다. 박 후보는 2006년 김 회장으로부터 500만원의 후원금을 받았다. 김 회장은 2007년 210억원대 토지판매 사기를 저지르고 법인세 88억원을 탈루, 회삿돈 245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후 헐값에 사들인 토지의 개발계획을 부풀려 투자자에게 팔아 돈을 챙기는 등 부동산 판매 사기로 수차례 추가 기소되면서 징역 3년에 벌금 81억원을 선고 받았다.
김 회장은 김상현 전 민주당 의원이 상임고문으로 있던 후농청소년문화재단 이사장을 맡기도 했는데, 검찰은 김 회장이 후농청소년문화재단을 통해 김 전 의원에게 수억원을 건넨 것으로 의심하고 이 재단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김 전 의원은 이 사건으로 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다. 당시 김 회장과 김 전 의원 등과 함께 후농청소년문화재단에서 보직을 맡았던 직원이 현재 민주당과 박 후보 캠프에서 서울시장 선거운동을 돕고 있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청윤 기자 pro-verb@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