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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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미 CRS “日, 쿼드서 ‘韓 부재’ 이점이라 생각할 것… 쿼드, 미군·자위대 훈련 장소 제공”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오른쪽)가 지난 3월 12일(현지시간) 화상으로 열린 ‘쿼드’ 첫 정상회의에 참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일본 지도자들은 미·일·호주·인도 등 4개국의 대중국 대응 협의체인 ‘쿼드’에 한국이 참여하지 않은 것을 ‘추가적인 이점’으로 생각할 지 모른다는 미 의회조사국(CRS)의 분석이 나왔다. CRS는 특히 “쿼드는 일본 자위대가 미군과의 안보 훈련을 강화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CRS는 지난 6일 발간한 ‘미·일관계에 대한 의회 이슈’ 보고서에서 “도쿄의 지도자들은 한국의 부재가 쿼드의 추가적인 이점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며 “한국과 일본은 미국이 한·미·일 3국간 협력을 장려하는 과정에 종종 대립하고 저항해왔다”고 지적했다.  

 

CRS는 특히 한·일 관계를 ‘차가운 교착상태’(A Chilly Impasse)라고 언급한 뒤 “악화된 한·일 관계가 단기간에 재설정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경색된 한·일 관계로 인해 북한과 중국 문제에 대한 한·미·일 3국 공조를 어렵게 하고 역내 미국의 이익을 위태롭게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한·일 관계가 악화하게 된 역사적인 계기로 독도 문제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들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 당시 일본과 위안부 문제 해결에 합의한 사실과 문재인 정부가 사실상 이 합의를 받아들이지 않게된 상황 등을 구체적으로 서술했다. 

 

보고서는 그러면서 “한·일간 씁쓸한 관계는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는데 있어 미국과의 효과적인 3국 협력에 대한 전망을 어둡게 한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특히 “북한의 위협은 전통적으로 한·일 양국의 정치적 긴장 상태에도 불구하고 한·미·일 3국 간 긴밀한 공조를 이끌었다”면서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북한과 따뜻한 관계를 위해 노력해 왔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개인적 외교에 초점을 맞춘 반면 일본은 대북 강경 기조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핵과 장거리 미사일 실험 유예 조치를 지속하면서 한·미·일 3국 간 조율된 조치와 발언의 기회가 줄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열악한 한·일 관계는 대북정책에 대한 협력은 물론 중국의 부상에 대한 대응에서 한·미·일 3국 공조를 복잡하게 해 미국의 이익을 위태롭게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과거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한·미·일 3국 공조를 장려하고 양국 간 이견 해소를 촉구했다”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한·일 관계를 촉진하는 데 더 많이 관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아울러 미국이 외교로 북한에 관여할 때 일본의 지도자들은 일본인 납북자 문제가 충분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많은 일본인들은 북한이 핵무기나 미사일을 포기할 것이라고 확신하지 않으며, 북·미 관계가 좋을 경우 북한에 대한 일본의 이익이 소외될까 걱정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바이든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제도화된 관계에 더 의존하는 보다 전통적인 파트너십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스가 총리는 기존 외교정책을 이어갈 것을 선언했고, 바이든 대통령도 북한의 비핵화와 해상에서 중국의 영유권 주장 등을 다루는 데 있어 양자 동맹의 활성화를 강조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지난 10년간 미·일 방위협력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과 분쟁 도서를 둘러싼 일본과 중국의 대결과 같은 안보 문제에 대응하면서 개선되고 진전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런 진전에도 일본은 미국의 보호에 덜 의존하는 자율적인 방어태세 개발 열망을 일부 드러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