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방탄소년단(BTS)이 경복궁에서 펼친 역대급 무대 ‘IDOL’을 시청한 적이 있을 것이다. 아니, 지나친 일반화인가. 시청은 못 해도 어디선가의 ‘언급’은 응당 들어왔을 터.
때는 지난 4월 4일 방탄소년단 공식 유튜브 채널에 ‘지미 팰런 쇼’ 사전 녹화 에피소드가 올라왔다. 그중 가장 강렬하고 드라마틱했던 무대는 다름 아닌 경복궁 근정전에서 열린 방탄소년단의 대표곡 ‘IDOL’ 퍼포먼스.
전세계적인 인기를 구가중인 그룹답게 그들은 한국의 얼이 담긴 ‘한복 정장’을 입고 무대에 등장했다. 여기 화려한 퍼포먼스 만큼이나 눈을 사로잡는 한복 의상은 브랜드 ‘ㄹ(리을)’ 대표인 디자이너 김리을(본명 김종원)이 디자인한 제품.
특히 지민, 제이홉, 슈가가 입은 그의 의상은 배경인 경복궁과 근사하게 어우러져 전세계의 한국의 멋을 널리 알린 무대로 손꼽힌다.
브랜드 ‘ㄹ(리을)’ 대표인 디자이너 김리을(본명 김종원).
최근 그는 방탄소년단(BTS)이 선택한 의상 디자이너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그가 단지 BTS의 인기를 등에 업고 막연히 성공가도를 달리는 것은 아니다.
최근 한 인터뷰에서는 그의 대해 “‘한복’에 대한 확고한 신념은 가히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다.”라며 “‘존경할 만한, 배울 게 많은 멋진 사람’이었다.“며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왜 ‘한복’을 택하게 됐을까.
이에 대한 대답으로 그는 “21살에 해외 여행을 갔을 때 삼성의 ‘갤럭시 스마트폰’을 쓰는 외국인들을 보며 자부심을 가졌다. 그러나 한편으로 아이폰을 쓰고 있는 스스로에게 의아함을 느꼈다.”며 “그러던 중 한 외국인 친구에게서 “한복 원단은 예쁜데 불편해서 너도 안 입는구나”라는 말을 듣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한복 원단은 바느질이나 수선 등 다루기 어려울 뿐 아니라 정장을 만들 때 사용하지 않는 것이 통례이다. 이런 이유로 한복 정장을 시도하기가 쉽지 않아 3~4개월간 많은 분을 만나 부탁한 끝에 한 한복 장인의 도움을 받아 첫 의상을 내놓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가 디자인하는 것은 비단 ‘한복 소재로 만들어진 정장’ 한 벌이 아니다. 그는 ‘문화’를 디자인 한다고 말한다. 이전 그의 브랜드 슬로건은 ‘문화에 한복을 입히다. 21세기 한복을 만들다’였지만 현재 그의 브랜드 철학은 ‘한국을 바르게 알리기 위해 한복을 만듭니다’에 초점을 맞췄다.
이어 그는 한국 문화를 알리는 일에 기꺼이 동참한다. BTS가 착용해 화제가 된 의상은 물론 래퍼 타이거 JK(본명 서정권), 블락비 멤버 지코(본명 우지호), 송가인 등 한류의 대열에 합류해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이들에게 그는 ‘사비’로 의상을 협찬해왔다.
특히 그는 그라피티 아티스트인 이종배 작가에게도 한복을 전한 일화를 밝혔다. 이종배 작가는 국내는 물론 미국에서 대한민국 독립운동가들의 대형 벽화를 그려 화제가 된 인물로 “한복을 입고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연락을 취해 왔다고 전했다.
덧붙여 그는 “단순히 한복 정장이란 옷을 만들어 파는 게 목적이 아니라,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수단이라고 이해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라며 확고한 신념을 드러냈다.
한편 그는 최근 해외 유명 브랜드와 신발 디자인을 협업 중이라고 밝혀 기대를 모았다. 방탄소년단과 더불어 한국을 알리는 ‘문화 대통령’으로서의 면모를 가진 디자이너 김리을. 앞으로 승승장구할 그의 브랜드에 귀추가 주목된다.
강민선 온라인 뉴스 기자 mingtu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