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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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인천 집값 ‘뜀박질’… 상승률 서울의 5배

지난 1분기 경기 5.60%·인천 5.37%
서울은 1.05%… 의왕 12.86% 최고
교통망 확충 등에 ‘탈서울’ 수요 급증
13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동작구 흑석동 일대의 아파트단지 모습. 이재문 기자

2·4 공급대책 발표 이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주춤한 가운데 서울을 제외한 나머지 수도권 지역의 아파트값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서울에 비해 집값 상승이 더뎠던 경기와 인천 지역에 최근 교통망 확충 등 개발 호재가 이어지면서 이른바 ‘탈서울’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1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3월 경기와 인천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각각 5.60%, 5.37%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서울이 1.05% 상승하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5배 이상 가격이 뛴 셈이다.

 

올해 아파트값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경기 의왕시로 3개월 만에 12.86% 올랐다. 의왕시는 올해 하반기 인덕원∼동탄 복선전철이 착공 예정인 데다 향후 월곶∼판교 복선전철(월판선)과 GTX-C노선의 역 신설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올해 2월 4억2000만원(14층)에 팔렸던 의왕시 오전동 무궁화 선경아파트(84.985㎡)는 지난 2일 5000만원 오른 4억7000만원(4층)에 팔리면서 신고가를 경신했다. 의왕시 외에도 경기 안산시 상록구와 고양시 덕양구(10.42%), 인천 연수구(10%)도 올해 들어 10% 넘게 올랐는데, 모두 GTX 호재로 매수세가 늘어난 지역이다. 부동산원이 발표한 지난주(5일 조사 기준) 주간아파트가격동향 자료에서 인천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49% 올라 3주 연속 상승률이 커졌다.

 

최근 경기·인천의 아파트값이 급격히 오른 것은 GTX를 비롯한 교통 호재를 기대한 투자 수요와 서울을 떠나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려는 수요가 동시에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면서 서울 집값 상승에 피로감을 느낀 실수요자들의 경우 경기·인천의 아파트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인식이 자리를 잡게 됐고, GTX 호재까지 이어지며 수도권에서의 출퇴근을 감내하기로 결심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분양 경기에 대한 건설업계의 기대감도 끌어올리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4월 전국 분양경기실사지수(HSSI) 전망치는 92.6으로 5개월 연속 90선을 유지했다. 반면 경기(112.7)와 인천(105.0)은 기준선(100)을 웃돌았다. 특히 경기 지역의 112.7은 2017년 9월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기록이다. HSSI가 100을 초과하면 분양 전망이 긍정적이라는 뜻이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