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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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등 시민단체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즉각 중단해야…오세훈 시장이 나서라”

경실련 등 9개 시민단체, 14일 공동성명…“오세훈 시장과 면담 희망”
지난 13일 오후 재구조화 공사가 진행 중인 서울 광화문 광장의 전경. 뉴시스

 

시민단체들은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사업에 대해 14일 “즉각 중단하라”면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문제 해결에 나서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문화도시연구소 등 9개 시민단체는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오세훈 시장은 선거운동 기간에 한 약속을 즉각 이행하라”며 “재구조화 공사를 중단하고 공론화 일정을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보궐선거가 끝난 지 1주일이 지났는데도 광화문 광장 공사가 중단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사업은 고(故) 박원순 전 시장 재임 시절 ‘사람이 쉬고 걷기 편한 새로운 광화문 광장’을 만들겠다며 추진한 사업이다. 2016년 구성된 광화문 포럼을 통해 시민의견을 모았고, 예산 800억원을 들여 지난해 11월부터 공사에 들어갔다.

 

오 시장은 지난 12일 광화문 광장을 비롯해 주요 부동산 정책 관련 업무를 보고받은 뒤, 향후 2~3개월간 재구조화와 관련한 대안의 마련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진행 중인 공사를 중단하라는 지시는 별도로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 시장은 선거운동 기간에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에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었다.

 

이들 단체는 “오 시장과의 면담을 공로 요구한다”며 “이른 시일 안에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오 시장과 면담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2009년 광화문 광장을 처음 조성한 사람은 오 시장이었다”며 “당시 충분한 공론화와 사회적 합의를 이루지 못해 재구조화 사업이 나오게 됐다”고도 지적했다.

 

이에 ‘결자해지’의 자세로 오 시장이 문제 해결에 앞장서야 한다는 게 단체들 주장이다.

 

그러면서 “이번 기회를 놓치면 이전 시장과 마찬가지로 전임자 탓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부디 오 시장은 좋은 기회를 놓치지 말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단체들은 광화문 광장 공사 중단이 ‘혈세낭비’가 될 수 있다던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을 향해서도 메시지를 냈다.

 

이들은 “김 의장은 광화문 광장 공사 중단을 ‘혈세낭비’라고 한다”며 “서울시의회는 이미 재구조화 사업 문제점이나 박 전 시장 사후 서울시의 졸속 추진에 대한 문제점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또 “시의회는 서울시의 예산 낭비를 방치한 책임이 있다”며 “김 의장과 서울시의회는 부끄러운 줄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는 “어떤 시장이 들어와도 되돌릴 수 없게 의도적으로 만든 것 아니냐”며 “이것이야말로 서울시 공무원들과 시의원들이 합작한 ‘알박기’ 행정이다”라고 꼬집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