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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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코로나 입국금지’ 직전 印서 편도 1억5500만원짜리 전세기 타고 ‘탈출 러시’

인도 최근 사흘 사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100만명 가까이 발생
영국 외 캐나다·아랍에미리트·쿠웨이트·모로코·인도네시아도 입국 제한


지난 24 일(현지시간) 인도 수도 뉴델리의 대량 화장을 위한 화장터로 개조된 용지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자들의 장례식이 치러지는 가운데 장작불이 여기저기서 타오르고 있다. 뉴델리=AP연합

 

최근 들어 불과 사흘 사이 100만명 가까운 폭증세를 나타내는 등  연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최고치를 경신 중인 인도의 여행객 입국을 제한하는 국가들이 하나 둘 늘고 있다. 이들 국가 중 과거 식민지 시대 지배했던 영국이 사실상 국경을 닫기 직전 인도의 갑부들이 억대 비용을 내고 전세기를 빌려 황급히 탈출했다고 외신이 전했다.

 

더 타임스와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새벽 영국의 수도 런던 소재 루턴 공항에 인도 뭄바이에서 출발한 전세기 1대가 내려앉았다. 캐나다의 항공기 제조사인 봄바르디어의 ‘글로벌 6000’ 기종으로 알려진 이 전세기는 영국 정부가 단행한 인도발 입국 규제 시한을 44분 남긴 오전 3시16분 착륙했다고 한다.

 

이 전세기는 입국 규제 전 마지막으로 착륙한 인도발 여객기다. 앞서 오전 2시15분에는 뭄바이발 또 다른 봄바르디어 글로벌 6000이 도착했고, 오전 1시쯤에는 델리발 전세기 2대가 들어왔다.

 

앞서 지난 19일 영국 정부는 23일 오전 4시부터 인도를 ‘적색 국가‘로 지정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적색 국가에서 오는 외국인은 영국 입국이 금지되고, 자국민은 10일간 지정 호텔에서 격리해야 한다.

 

더 타임스와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인도발 전세기를 타고 온 이들은 10만파운드(약 1억5500만원) 넘게 주고 전세기를 빌려서 서둘러 국경을 넘어왔다.

 

항공기 움직임을 추적하는 웹사이트인 ‘플라이트레이더 24’에 따르면 영국의 입국 규제 24시간 전 루턴 공항에 들어온 인도발 전세기는 8대다. 모두 수용 인원이 20명 이하인 소형 항공기다. 적색 국가 지정을 앞두고 인도를 떠나 영국으로 오려는 수요가 폭증하고 항공권 가격이 치솟자 몇몇 항공사는 8대 증편을 요청했으나 영국 히드로 공항이 거절했다. 실제로 350명을 태운 ‘A330’ 에어버스 전세기는 인도 델리 공항에서 출발하기 직전에 영국에 착륙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코로나19 사태 중 영국과 인도 간 항공편을 제한키로 한 합의에 어긋난다는 이유에서였다.

 

인도 매체 타임스오브인디아에 따르면 영국 외에도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이 25일부터 인도발 노선 운항을 제한하기로 했다. 앞서 영국과 더불어 캐나다와 아랍에미리트 정부도 일시적으로 같은 조처를 내렸다. 쿠웨이트도 이날부터 별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인도발 여객기 운항을 금지했고, 인도에서 출발한 지 14일이 지나지 않은 여행객의 입국도 금지했다. 모로코는 전날부터, 인도네시아는 25일부터 인도발 여행객 입국을 각각 제한한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