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에 시계가 걸려 있었습니다. 그 벽시계가 가리키고 있던 시간은?” “10시 10분.”
가수 비비가 기억을 더듬어 또 하나의 단서를 찾아낸다. 비비를 비롯해 박지윤과 장도연 등 새라여고로 전학 온 학생들이 각종 비리와 투신 등 학교에서 벌어지는 기상천외한 사건들을 해결하기 위해 곳곳에 흩어진 단서들을 모아간다.
티빙(TVING)의 첫 오리지널 콘텐츠 ‘여고추리반’의 한 장면이다.
‘여고추리반’은 전국의 엘리트들만 입학할 수 있다는 새라여자고등학교의 화려한 이면에 숨겨진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뭉친 추리반의 활약을 담은 미스터리 어드벤처다.
티빙의 ‘여고추리반’이 시청자들에게 긴장감과 몰입감을 선사하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공격적인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에 나선 티빙이 CJ ENM으로부터 독립한 지 6개월 만에 시청자 100만명을 추가 확보하며 상승세에 날개를 달았다.
20일 닐슨코리아클릭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티빙의 MAU(월간이용자수)는 327만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 CJ ENM으로부터 분리해 독립법인으로 출범하기 직전인 2020년 9월(MAU 222만명)과 비교하면 6개월 만에 월사용자수가 100만명 이상 큰 폭으로 증가한 셈이다.
티빙의 시청자 급증은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티빙은 지난 1월 대탈출로 유명한 정종연 PD의 ‘여고추리반’을 시작으로 ‘도깨비’의 김은숙 작가가 참여한 드라마 ‘당신의 운명을 쓰고 있습니다’, 배우 공유와 박보검의 만남으로 화제가 된 영화 ‘서복’ 등 다양한 장르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순차적으로 공개했다. 티빙은 이미 공개된 콘텐츠에 ‘여고추리반’ 시즌2 등 20여편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올해 내놓겠다는 전략이다.
티빙은 이 같은 공격적인 오리지털 콘텐츠 공급을 위해 효율적인 조직 운영 체계를 구축하고 JTBC·네이버 등과도 협력해 양질의 콘텐츠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CJ ENM의 대표적인 콘텐츠 전문가인 이명한 IP운영본부장을 티빙 공동대표로 선임해 기존의 양지을 대표와 2인3각 체제를 완성했다.
사업 확장과 해외 진출 등의 업무는 양 대표가,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와 제작은 이 대표가 역할을 분담해 효율적인 조직운영 체계를 갖췄다.
여기에 JTBC·네이버 등과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등 국내 OTT 시장 사수를 위한 광폭 행보에 나서고 있다.
JTBC스튜디오는 올해 1월 지분투자를 통해 티빙에 합류했다. 최근 지분 투자를 논의 중인 네이버와도 손잡고 플랫폼 확장에 나섰다.
티빙 관계자는 “화제성 높은 오리지널 콘텐츠의 인기에 힘입어 MAU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OTT 플랫폼의 핵심 경쟁력은 콘텐츠인 만큼 티빙 사용자들에게 특화된 콘텐츠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콘텐츠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