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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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성공’ 취한 中, 접종률 10%대 그쳐

국제행사 잇단 개최 ‘통제 효과’ 과시
자체 백신 효능 우려에 접종 더디자
쇼핑 쿠폰·음료수 제공 등 ‘유인작전’
19일(현지시간) 상하이에서 열린 상하이 모터쇼에에서 마스크를 쓴 관객들이 신차 발표를 보고 있다. 상하이=AP연합뉴스

중국은 상하이 모터쇼와 하이난 보아오 포럼을 오프라인 행사로 개최해 코로나19 방역 성공을 대내외에 과시하고 있다.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성공은 철저한 통제에 기인한다. 미얀마와 접해 있는 윈난성 루이리 지역에서 지난달 말 코로나19가 발생하자 보건당국은 바로 지역을 통제하고 전수검사에 착수했다. 20일 중국 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가 발표한 전날 기준 중국 내 코로나19 발생 건수는 1건(해외유입 제외)이었다. 14억 인구 중에서 단 1명의 확진자만 나온 것이다.

하지만 통제의 이면엔 낮은 백신 접종률이 자리 잡고 있다. 위건위에 따르면 지난 18일까지 중국의 누적 백신 접종건수는 총 1억9212만7000회였다. 2차 접종까지 한 이들을 감안하면 10%대 초반 접종률이다. 이스라엘(61.72%) 등과 비교하면 한참 낮은 수준이다.

중국의 방역통제가 백신 접종의 필요성을 낮추고, 자체 백신 효능에 대한 우려 등이 겹치면서 접종 속도가 좀처럼 나지 않고 있다. 저장성 질병예방통제센터가 최근 의료진 및 방역 근로자 75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2%만이 백신을 맞을 의향이 있다고 밝히는 등 전문가들조차 자국 백신에 대한 신뢰도가 높지 않다.

중국은 6월까지 인구 40%인 5억6000만명, 연말까지 약 9억명을 접종해 인구의 64%가 백신을 맞도록 할 방침이다. 더딘 속도에 백신 접종자에게 쇼핑 쿠폰을 주거나 접종 장소를 늘리는 총력전을 펴고 있다.

베이징 자금성 인근에 ‘이동식 코로나19 백신 접종소’를 설치해 무료 접종 후 음료수나 공원 입장권을 증정하는 등 보건당국은 백신접종 장소를 5만곳으로 확대해 어디서든 백신을 접종케 하고 있다. 또 베이징 다싱구의 경우 백신 접종자에게 30위안(약 5200원) 상당의 쇼핑 쿠폰을 주는 등 지자체별로 각종 유인책도 펴고 있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