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까치살모사에게 물리면 일곱 걸음 전에 죽는다고 하여 칠보사(七步蛇), 머리에 일곱 개의 반점이 위치한다고 하여 칠점사(七点蛇)라고도 불렸다. 우람한 크기와 다부진 몸통, 비늘 하나하나에 새겨진 용골(龍骨), 똬리를 튼 채 강렬한 눈빛을 내뿜는 모습에 강렬한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까치살모사는 1868년 처음 기록된 종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해 중국과 러시아 등지에 분포한다. 한때는 살모사와 쇠살모사와 같은 종으로 분류되었지만, 현재 까치살모사는 다른 종으로 구별된다. 이러한 차이는 다른 두 종과 달리 독특한 환경에 적응하여 진화되어 왔음을 보여준다. 까치살모사는 주로 능선과 같은 고산지역에 서식하는 야행성 종으로, 다른 두 종의 살모사보다 개체 수가 적다.
총 길이는 40~70cm로 황색의 등면에는 흑색의 줄무늬들이 새겨져 있다. 살모사, 쇠살모사와 다르게 눈 뒤에 눈썹 무늬가 없고, 머리 뒤에 화살촉 무늬를 가진 것이 특징이다. 관아류(管牙類)로 분류되는 까치살모사는 위턱 좌우에 기다란 독니 한 쌍을 접거나 펼 수 있으며, 각각의 독니는 눈 뒤에 위치한 커다란 독샘과 연결된다. 독액에는 혈액독(hematotoxin)과 신경독(neurotoxin)이 함유되어 있는데, 방출되는 독액의 양이 많고 신경계통을 마비시켜 물리면 치명적이다. 눈과 코 사이에 피트기관이라는 열감지센서가 있어 어두운 밤에도 먹이의 체온을 감지해 포식한다. 난태생(卵胎生)으로 수컷은 짝짓기를 위해 7~9월 사이 암컷을 찾아다니며, 암컷은 이듬해 가을 3~8마리의 새끼를 산란한다. 고도가 높은 태백산맥 주변에 밀집해 있다.
까치살모사는 과거 보신문화에 의한 밀렵으로 개체 수가 급감하여 2005년까지 멸종위기 야생식물로 지정되었다. 하지만 지금도 지속적인 불법밀렵이 자행되고 있으며, 산림 벌채와 개발 등으로 인해 서식지가 파괴되고 있다.
도민석 국립생물자원관 환경연구사
[우리땅,우리생물] 한국에서 가장 큰 독사, 까치살모사
기사입력 2021-04-22 23:11:02
기사수정 2021-04-22 23: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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