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소속 한국계 재선 하원의원인 앤디 김은 26일(현지시간) 다음달 후반에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 협상 교착 상태 이후에 협상 테이블에 올릴 의제를 구체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미국 측도 대북제재를 일시적으로 완화할 준비가 돼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가 주최한 화상 간담회에서 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매우 중요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북·미가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된 지점에서 논의할 수 있다고 추정할 순 없다면서 “그래서 물음은 실질적으로 무엇이 테이블에 있고, 우리가 실질적이고 실용적으로 전진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하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특히 “문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의 비전 전달을 도울 수 있었다는 관점에서 매우 강력했다”며 “나는 그가 무엇이 여전히 테이블에 있는지에 관해 좀더 높은 수준의 세부사항과 명확성을 갖고 미국에 올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북한에) 제재를 통한 일시적 완화든, 다른 노력이든 일시적 완화를 제공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하고, 준비돼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이 비핵화 달성을 위해 전진할 의향이 있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해야 하고, 과거에 취한 조처의 일부는 효과가 없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또 “한국은 몇 푼을 더 쥐어짤 수 있는 사업 파트너가 아니다. 평화의 파트너로서 이 파트너십은 존중에서 비롯돼야 한다”며 이번 한·미 정상회담이 동맹을 재창조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표시했다.
그는 미·중 갈등 속에 한·중관계에 대한 미국의 태도와 관련해서는 “미국이 존중을 통해 힘을 보여주려는 노력을 늘리는 것이 긴요하다”며 “한국 국민 4분의 3이 중국을 부정적으로 보는 상황에서 미국은 중국의 힘과 영향력에 대해 신뢰하고 믿을 만한 대안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의원은 “중국과의 군비 경쟁, 군사적 조처는 지속 가능하지도 필수불가결한 것도 아니다”라면서 “우리는 한국과 세계의 다른 나라에 (중국의) 적대와 영향력에 대한 대안으로서 비쳐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중국의 접근법이 반대와 불일치의 여지를 제공하지 않는 ‘제로섬’이라면 미국식 대안은 다른 국가의 부족과 필요에 대한 존중이어야 한다”며 이런 접근은 단지 중국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한국과의 관계에서 미국이 취할 태도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중국이나 북한 접근법 측면에서 한국을 ‘렌즈’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한국을 있는 그대로, 미국의 진정한 파트너로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