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스 전투기를 탐지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27일 스텔스 전투기를 탐지하고 추적할 수 있는 ‘저피탐항체 탐지용 고출력·고감도 표적탐지기술’을 국내 독자 기술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레이더에 매우 작은 표적으로 나타나는 스텔스 전투기는 언뜻 보면 새떼 등과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이를 정확히 탐지하려면 레이더의 출력을 높여 미세하게 반사하는 전자파 신호를 파악하고, 이에 대한 수신 감도를 높여 전자적 잡음 속에 섞여 있는 세밀한 표적 신호를 잡아내는 고도의 처리 과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ADD는 디지털 레이더 체계 설계 기술과 고출력·고감도 하드웨어 기술, 잡음 속에 숨어 있는 미세한 신호를 잡아내는 고성능·고속 소프트웨어 기술을 바탕으로 첨단 레이더 관련 기술을 개발했다. 중국이나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국의 스텔스 전투기를 감시하는 광역 감시 레이더의 기반 기술로 활용되는 한편, 극초음속 표적을 추적하는 미래형 레이더 연구개발에도 쓰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ADD는 “이번에 개발한 레이더 기술은 지난해에 끝난 국방 핵심기술 개발과제의 성과 중 하나”라며 “국내 기술력으로 개발돼 해외 의존 없이 성능 개량이 용이하고 비용 절감까지 가능해 미래형 레이더의 연구 기반을 넓힐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스텔스 전투기를 운용 중인 한반도 주변국들은 스텔스기를 탐지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F-22·F-35A 스텔스 전투기를 인도태평양 지역에 투입하는 미국을 경계하는 중국은 적극적으로 스텔스기 탐지·추적이 가능한 레이더 개발에 나서고 있다. 중국이 만든 YLC-8E는 거대한 안테나와 고도의 정보처리기술을 갖춰 스텔스기 탐지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SLC-7은 스텔스기를 비롯해 헬기, 드론, 순항미사일 등을 포착하는 능력을 확보했다고 중국 측은 주장한다. 러시아의 S-400 방공 시스템도 스텔스기를 잡아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스텔스 탐지 기술은 세계 각국이 철저하게 숨기고 있어 실제 기술 수준은 확인하기가 어렵다는 평가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