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지난해 10월 폭로한 '검사 술접대' 의혹으로 기소된 검사 출신 현직 변호사 측이 접대받은 액수로 특정된 술값의 정확한 근거를 제시해달라고 검찰에 요청했다.
27일 뉴시스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7단독 박예지 판사는 김 전 회장의 검사 술접대 자리를 주선한 의혹을 받는 검사 출신 A변호사, 접대를 받은 것으로 조사된 B검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1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이 A변호사 측 변호인은 검찰에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기준이 된 술값 계산의 근거를 제시해달라고 요청했다.
A변호사 측은 "여러 가지 계산을 해보고 비슷한 금액이 나오긴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근거로 그런 금액을 판단했는지 우리가 알 수가 없다"며 "시간적인 문제나 여러가지 고려할 요소가 많은데, 이런 부분이 확정되지 않으면 향후 (재판) 일정 진행이 어렵다"고 했다.
A변호사 측은 술자리에 참석한 인원도 당초 알려진 5명이 아닌 7명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이종필 라임자산운용(라임) 전 부사장과 청와대 전 비서관 C씨도 포함한 숫자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A변호사 측은 술값을 7명으로 다시 소분해야 한다는 취지의 변론을 펼쳤다.
B검사 측은 당시 김 전 회장이 지불했다는 술값이 술자리 하나에 대한 값인지 아니면 동시에 진행된 다른 술자리에 대한 가격도 포함된 것인지 불명확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은 "계산은 한꺼번에 하겠지만, 영수증은 각 방별로 따로따로 돼 있다"고 반박했다.
B검사 측은 이 사건 수사 과정에서 압수된 휴대전화 포렌식 등 각종 증거들의 증거능력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압수절차의 적법성 등에 문제가 있었다는 취지다.
검찰은 "이 사건 증거로 쓰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 확보한 것"이라며 "필요하면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하겠다"고 답했다.
이들과 달리 김 전 회장 측은 술값 계산 방식이나 증거능력 등에 별다른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앞서 김 전 회장 측은 이 사건을 제보한 공익신고자로서 보호받아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 바 있다.
한편 이날 재판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B검사 측 변호인은 "당사자가 이 일로 국민께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송구스러워한다"면서 "저희는 수많은 언론보도가 있었지만 말을 아꼈다. 그게 도리인 것 같다. 향후 법정에서 진실을 성실하게 밝히겠다"고 말한 후 법원을 떠났다.
검찰은 A변호사와 B검사가 2019년 7월18일 밤 9시30분께부터 서울 강남구의 한 유흥주점에서 김 전 회장으로부터 술접대를 받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들과 함께 현장에 있던 다른 현직 검사 2명은 당일 밤 11시 전에 귀가했다며 향응 수수 금액이 100만원 미만이라는 이유로 기소하지 않았다.
이 술자리는 새벽 1시까지 이어진 것으로 조사됐고, 검찰은 이날 술자리의 총 비용을 536만원으로 계산했다.
이 사건은 지난해 10월16일 김 전 회장이 옥중 자필편지를 통해 처음 폭로한 이후부터 대중의 관심을 받으며 여러 논란을 낳았다. 특히 검찰이 접대 자리에 있다고 지목한 검사 3명 중 1명만 기소하면서, 99만원짜리 '불기소 세트'라는 조롱도 나온 바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사진=수원 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