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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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주 “‘미투 누명’으로 만신창이…세상으로 다시 나가겠다”

정봉주 전 국회의원, 대법원서 ‘무고’ 등 혐의 무죄 확정 / “지옥의 문턱까지 갔다가 왔다”
정봉주 전 의원. 연합뉴스

 

자신의 성추행 의혹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가 무고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뒤,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된 정봉주 전 의원은 “이 세상에 온 이유를 찾기 위해 다시 세상으로 나가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정 전 의원은 지난 2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온갖 수단을 다 써서 저에게 미투 누명을 씌우려고 했지만, 그들의 거짓은 저의 진실을 이기지 못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무죄를 받기는 했으나 삶은 만신창이가 됐다”며 “지옥의 문턱까지 갔다 왔다. 살아남기 위해서,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 온 힘을 다했다”고 지난날을 돌아봤다.

 

앞서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이날 정 전 의원의 무고 등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정 전 의원은 2018년 한 인터넷 언론이 자신의 성추행 의혹 보도를 내보내자 허위사실이라며 해당 기사를 게재한 기자들을 고소했지만, 추행 장소로 지목된 서울의 한 호텔에서 자신의 카드 결제 기록이 나오자 고소를 취하했다. 당시 그는 서울시장 출마를 노리고 있었으나, 이마저도 철회하고 모든 공적 활동을 접겠다고 했다.

 

검찰은 정 전 의원이 서울시장 선거 당선을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퍼뜨렸다며 무고·명예훼손·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그를 재판에 넘겼다.

 

1심은 “피고인이 사건 당일 자신의 행적을 확인하고자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도 보여 범죄에 대한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무죄로 판단했으며, 2심도 “공소사실을 인정할 자료가 부족하고,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판단한다는 원칙에 따라 판결을 선고할 수밖에 없다”고 같은 판단을 내렸다. 대법원도 “원심의 판단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이에 정 전 의원은 29일 글에서 “제 호소, 제 진실된 주장을 믿어준 재판부 판사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큰절 올리겠다”고 거듭 감사의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전 세계 정치인, 유명인사 중에서 거짓말 미투 누명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았다”며 “그간 겪었던 고통을 발판 삼아 반드시 필요한 곳에 서 있겠다”고 다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