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실종 의대생 손정민(22)씨가 실종 엿새 만에 주검으로 발견된 가운데 공개된 인근 CCTV에 찍힌 세 명의 남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서울신문이 지난달 30일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GS25 한강반포2호점 편의점 옆 자전거 대여소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남성 세 명의 모습이 찍혔다.
화면에 찍힌 시각은 지난 4월25일 오전 4시30분 경으로, 1분5초 분량의 영상에서 세 명의 남성은 한강 변 도로를 따라 뛰어가고 있다.
서울신문은 같은 날 오전 3~5시쯤 서울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실종됐던 대학생 손 씨 주변에 있던 남성들로 추정하며 “당일 오전 3~5시30분쯤 수상한 광경을 목격한 분의 제보를 받는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당시 상황을 목격했다는 네티즌이 등장해 주목된다.
해당 영상을 접했다는 네티즌 A씨는 “저기 지나가다가 본 것 같다. 확실한 건 아닌데 자전거타고 지나가다 본 것 같다”며 “어떤 일행과 어떤 일행이 시비가 붙어서 언성을 높이면서 싸우고 있었던 것 같다. 여자 분도 있었다”고 글을 게재했다.
이어 “그때 그 사람들이 맞다면 실종이 아니다”라며 덧붙여 의문을 더했다.
이는 앞서 손 씨의 아버지가 경찰과 함께 만난 것으로 알려진 제보자들의 진술 내용 중 “손 씨와 그 친구가 술을 마시고 있던 자리는 확실히 기억한다. 그 주변에 남성 3명이 서서 장난을 치며 놀고 있었고, 우측으로는 남성 3명과 여성 3명 정도로 이뤄진 무리가 있었다”는 진술과 비슷한 부분이 있기 때문.
경찰 측은 세 사람의 인적 사항을 확인하고 있으나 아직 이들을 특정할 만한 단서는 잡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CCTV에 찍힌 이들에 대한 빠른 신원 확인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저렇게 뛰는 시각이 사건 추정 시간과 겹치는 게 수상하다”, “저 세 사람을 빨리 찾아야 할 것 같다”, “당시 상황을 안다면 누구든 빨리 연락을 했으면 좋겠다” 등의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편 지난 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손 씨의 부검을 진행하고 “시신의 부패가 진행돼 육안으로는 정확한 사인을 알 수 없다”는 구두 소견을 냈다.
이에 대해 손 씨의 아버지 손현(50)씨는 2일 자신의 블로그에 “국과수가 육안으로 감식한 결과, 왼쪽 귀 뒷부분에 손가락 2마디 크기의 자상이 2개 있으나, (이 상처가) 두개골을 파고 들어가진 않았다고 한다”면서 “무엇으로 맞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자상이) 직접 사인은 아니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뺨 근육이 파열됐다고 한다. 입안의 치아는 괜찮은 상태”라며 “누구한테 맞은 건지, 어딘가에 부딪힌 건지는 아직 모른다”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의 한 대학 의대 본과 1학년에 재학 중이던 손 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11시경부터 이튿날 새벽 2시까지 한강 공원 인근에서 친구와 술을 마시다 잠들었다.
이후 행적이 묘연해지자 가족들이 경찰에 실종신고를 냈고, 경찰은 기동대·한강경찰대와 함께 헬기·드론·수색선 등을 동원해 한강 일대 수색을 벌였다.
손 씨의 시신은 실종된 지 엿새 만에 실종 장소 인근의 한강에서 민간 구조사 차종욱 씨에 의해 발견됐다.
손 씨의 사망 원인은 정밀검사 결과가 나오는 약 15일 뒤에야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강소영 온라인 뉴스 기자 writerks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