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3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별세 소식에 “다시는 가난하다고, 힘이 없다고, 딸이라고 해서 차별도 폭력의 피해자도 되지 않는 그런 평화를 누리시기를 바란다”며 애도했다.
윤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할머니의 부고를 접하고 가슴이 미어진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에 따르면 서울에 거주하던 위안부 피해자 윤모 할머니가 지난 2일 별세했다. 1929년 충청북도에서 태어난 윤 할머니는 13세였던 1941년, 집에 들이닥쳐 할아버지를 폭행하는 일본군들에게 저항하다 트럭에 실려 일본으로 끌려갔다.
온갖 수난을 겪고 해방 후 귀국한 할머니는 1993년 정부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등록하고, 해외 증언과 수요시위 참가 등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을 펼쳤다. 장례는 할머니와 유족의 뜻에 따라 비공개로 진행된다고 정의연은 설명했다.
이에 윤 의원은 “할머니와의 만남은 참 가슴 아팠다”며 “일본군인들에게 모질게 당했다며 아픈 이야기를 쏟아내시던 그 날, 할머니의 울음은 저를 울렸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한국사회가 만들어 놓은 ‘위안부’라는 인식과 편견을 거부하며 몸부림쳤던 할머니”라며 “수요시위 나오셔서 일본정부를 향해 목청을 높였던 할머니”라고 고인의 과거 모습을 생각했다.
윤 의원은 “할머니, 부디 떠나신 그곳에서는 다시는 남의 나라 식민지도 아니고, 다시는 전쟁도 없는, 성폭력도 없는”이라는 말로 눈물을 삼켰다.
윤 할머니의 별세로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중 생존자는 15명에서 14명으로 줄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