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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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길 속 생존을 위한 사투…영화 '내가 죽기를 바라는 사람들'

5일 전 세계 한국 최초 개봉…앤젤리나 졸리, 섬세한 감정연기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배우 앤젤리나 졸리가 영화 '내가 죽기를 바라는 사람들'에서 생존을 건 사투 속 섬세한 감정 연기를 펼친다.

5일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개봉한 '내가 죽기를 바라는 사람들'은 제목만큼이나 강렬한 스토리를 품고 있다. 작가 마이클 코리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숨 돌릴 틈 없이 빠르게 몰아치는 전개 속에 각자의 사연을 지닌 인물들의 책임감, 두려움 등 다양한 감정이 녹아있다.

산림청 소방대원 한나(앤젤리나 졸리)는 과거 산불 현장에서 아이들을 구하지 못한 죄책감에 시달린다. 일부러 위험한 행동을 하고, 이 때문에 숲속 한복판 화재 감시탑에서 홀로 근무를 서게 된 한나는 킬러들에게 쫓기고 있는 겁먹은 소년 코너(핀 리틀)를 만나게 된다.

거대 회계 범죄를 눈치챈 아버지가 살해당하는 장면을 직접 목격한 코너. 겨우 목숨은 건졌지만, 혼자 킬러들의 추격을 따돌리는 것은 무리다. 도움의 손길을 내민 한나에게 "아줌마를 믿어도 돼요?"라고 묻는다. 두 사람은 마을로 내려가려 하지만, 모든 것을 삼켜버릴 듯한 맹렬한 불길이 이들을 덮쳐온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영화는 빠른 속도로 번지는 산불과 무자비한 킬러들의 추격이라는 위협을 이중으로 배치해 긴장감과 스릴감을 높인다. 할리우드에서도 믿고 보는 액션 배우로 통하는 졸리가 높은 감시탑에서 떨어지고, 벼락을 맞고, 도끼를 휘두르는 장면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목말랐던 관객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하다.

울창한 숲을 집어삼키는 산불은 두렵게 다가온다. 붉은 화염으로 스크린을 채우는 산불 장면은 컴퓨터 그래픽이 아닌 실제 뉴멕시코 사막에 만든 36만평(121만㎡)에 달하는 숲에 불을 내 촬영한 것이다. 풍향에 따라 불길이 바뀌고, 위압적인 열기를 뿜어내는 산불은 위압적인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낸다.

그렇다고 영화는 볼거리를 제공하는 데만 집중하지 않는다.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나와 아버지를 잃은 코너가 서로를 도우며 신뢰하게 되고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린다. 한나와 코너의 고통은 극복할 수 없을 것처럼 보이지만, 상대방을 위한 희생을 통해 조금씩 그 무거운 짐을 덜어낸다.

복잡한 감정을 지닌 인물인 한나를 연기한 졸리가 보여주는 섬세한 감정 연기도 훌륭하다. 그는 영화 초반부 공허한 눈빛으로 한나의 죄책감을 드러내고, 생존의 위협 속에서는 감정을 과하게 드러내지 않는 침착한 연기로 강인함을 녹여낸다. 영화 후반부에는 한결 편안해진 표정으로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안겨준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영화의 또 다른 매력은 돋보이는 여성 캐릭터다. 한나뿐 아니라 지역 경찰관의 아내 앨리슨(메디나 셍고르)은 임신 6개월이라는 설정에도 연약한 존재로 그려지지 않는다. 생존캠프를 운영하는 그는 순발력을 발휘해 집에 찾아온 킬러들에게서 벗어나고, 감정에 휩쓸리기보다는 위기를 돌파해나가는 강인함으로 눈길을 산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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