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환자가 하루에 소주 2잔 이내로 음주량을 줄이면 심방세동 같은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음주량을 줄인 당뇨병 환자는 심방세동 발생 위험이 비음주자와 비슷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당뇨병 환자가 생활습관 교정만으로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최의근 교수와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한경도 교수 연구팀은 2011∼14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검진 자료로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의 생활습관 교정과 심방세동 발생률을 연구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심방세동은 부정맥 중 하나로, 심장의 윗부분인 심방이 가끔씩 매우 빠르거나 불규칙하게 뛰는 상태를 말한다. 당뇨병 환자에게 심방세동이 동반되면 뇌졸중 발생 위험이 커진다.
연구팀은 제2형 당뇨병 환자 17만5100명 중 하루 평균 20g(소주 2잔 가량) 이상의 음주를 지속해 온 2만809명을 평균 4년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음주를 지속한 환자에 비해 음주량을 하루 평균 20g 아래로 줄인 환자는 심방세동 발생 위험이 19% 감소했다.
특히 음주량을 줄인 환자의 심방세동 발생 위험은 비음주자와도 비슷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결과에 대해 생활습관 교정이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계 질환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근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 교수는 “절주 등 생활습관 교정이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을 밝혔다”며 “진료실에서 당뇨병 환자에게 확실하게 절주를 권할 수 있는 과학적인 근거가 마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당뇨병학회에서 발행하는 학술지 ’당뇨관리‘(Diabetes care) 4월호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