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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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폭탄’ 효과… 美, 2020년 中 수입 75兆 줄었다

바이든 ‘고관세 정책’ 재검토 속 유지키로

트럼프, 무역관행 개선 요구
최고 25%의 높은 관세 부과
전체 中수입품의 절반 영향

美, 수입 다변화로 정책 선회
G2 무역戰 베트남 최대수혜
中 반도체는 대만·말聯 대체

中 “가중 관세 모두에게 불리”
美·中 ‘1단계 무역 합의’ 이목
협치 나선 바이든… 여야 대표와 첫 회동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여야 대표 등 의회 지도자들과 취임 후 첫 회동을 갖고 4조달러(약 4518조원) 규모의 인프라·복지 법안 처리 협조를 당부하고 있다. 왼쪽부터 공화당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바이든 대통령,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워싱턴=AP연합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현 대통령 행정부가 중국산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함에 따라 중국의 대미 수출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월 끝난 2020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중국의 대미 수출액이 관세 부과 전보다 670억달러(약 75조4000억원) 감소했다는 것이다.

 

바이든 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의 관세 부과 정책을 전반적으로 다시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 나온 통계 수치가 정책 검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중국은 미·중이 상대방에 부과 중인 일부 가중 관세의 철회를 원한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시간) 트레이드 데이터 모니터의 통계를 인용해 2020 회계연도에 미국의 중국 제품 수입액은 총 4720억달러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임 트럼프 정부가 중국산 수입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한 2018년 7월 이전보다 670억달러가 줄어든 금액이다. 트럼프는 중국의 무역 관행 개선을 요구하며 중국산 제품에 최고 25%의 높은 관세를 부과했다. 올해 1월 출범한 바이든 정부도 이 관세 부과만큼은 트럼프의 정책을 그대로 유지했다.

 

미국이 2018년과 2019년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제품의 약 3분의 2에 달하는 3700억달러 규모 품목에 고율의 관세가 부과됐다. 현재는 그 규모가 전체 수입품의 50%가량으로 줄어 2500억달러가량의 제품에만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고 WSJ가 전했다.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계기로 수입 다변화 정책을 추진하며 중국산 수입이 줄어들고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최대 수혜국은 베트남이다. 2018년 미국의 주요 수입국 순위 12위였던 베트남이 현재 6위로 도약했다. 최근 공급난이 발생한 반도체는 그 대표적 품목이다. 미국은 중국산 반도체를 대신해 베트남, 대만, 말레이시아산 반도체 수입을 늘리고 있다. 미국의 ‘관세 폭탄’으로 중국산 통신장비, 컴퓨터 액세서리 등 품목도 직격탄을 맞았다.

 

미국과 중국은 무역전쟁 종식을 위해 지난해 말 1단계 무역 합의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인해 중국이 미국에 약속했던 수입 확대 조치는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2일 열린 의회 청문회에서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의 관세 부과 정책을 전반적으로 다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상무부 가오펑 대변인은 “일방적 가중 관세는 중국에도, 미국에도, 세계에도 유리하지 않다”며 “중·미 무역관계는 상호 존중, 평등의 기초 위에서 대화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고율 관세 철회를 바라는 마음을 드러낸 셈이다. 미·중 무역 합의 재검토에 대해 가오 대변인은 “중국 측도 관련 소식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국기연 기자,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ku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