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손정민(22)씨와 실종당일 함께 술을 마셨던 친구 A씨 측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제기된 항간의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A씨 법률대리를 맡은 양정근 법무법인 원앤파트너스 변호사는 25일 YTN라디오 ‘출발새아침’과 인터뷰에서 정민씨 부친이 공개한 펜스 넘는 CCTV 관련해 “그 한 장면을 두고 취하지 않았다는 루머들이 도는데 다른 CCTV 자료들을 보면 만취 상태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것들을 더 많다”며 “(실종 당일인 4월25일) 오전 6시 10분 넘어서 집에 돌아왔을 때 토하는 장면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블랙아웃 상태라는 것이 기억상실 증세를 말하는 것이지 운동능력이 필요한 복잡한 행동도 할 수 있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앞서 정민씨 부친 손현씨는 A씨가 펜스를 넘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을 공개하며 “(A씨가) 슬리퍼를 신은 상태로 펜스 2단을 넘어서 심지어 손도 넣고 간다”고 의문을 드러냈다. 이는 ‘만취해 블랙아웃 상태라 당시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한 A씨 측 주장을 믿을 수 없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또 양 변호사는 사고 초기 A씨가 수사에 협조하기보다 변호사 선임 먼저 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양 변호사는 “회사 대표와 A씨 아버지 동생분이 어릴 때부터 친구였고, A씨 아버지와도 꽤 가까운 사이”라면서 “4월26일 1차 참고인조사, 27일 최면조사 후에, 이 당시에는 변호인이 없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저희한테 오기 전에 인터넷에 이미 A씨를 범인인 것처럼 억측하는 내용이 올라오고 있었다”며 “처음부터 꼭 (변호사) 선임을 생각하고 왔다기보다 친분 있는 사람들이다 보니 이런 부분들에 대해 상담 느낌으로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 변호사는 “29일 2차 최면조사에 변호인이 동행할 때 (변호사 선임) 계약서도 없었다”며 “최면조사 때 변호인이 실제로 한 게 없고 동행해 절차 안내하고 심리적인 안정을 돕고, 막상 조사 당시에는 조사실 밖에 계속 대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변호사 선임을 하는 주요한 이유 중 하나는 수사기관에서의 심리적 안정”이라며 A씨의 심리 불안이 변호사 선임의 주된 이유라는 취지로 말했다.
양 변호사는 ‘블랙아웃 상태를 핑계로 수사에 비협조적’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26일에 A씨가 처음 변호인 없이 조사요청을 받은 즉시 출석해 했던 참고인 진술에서 이후 바뀐 내용이 없다”면서 “모르고 있는 걸 알고 있다고 할 수는 없지 않나. 그걸 지어내야 수사에 협조적이라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저희가 비협조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양 변호사는 “(A씨가) 너무 힘들어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는 “변호인들이 최근에는 사건에 관해 확인하거나 물어보기도 굉장히 어렵다. 저희 만날 때마다 고개를 숙이고 있고 거의 단답형으로밖에 대답하지 못하는 상태고, 식사도 거의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