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6일 2018년 이후 규모가 축소되거나 워게임(훈련용 프로그램을 통한 연습) 형태로 실시 중인 한·미 연합군사훈련과 관련해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대규모 진행은 어렵다는 뜻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한·미 정상회담 성과 설명 등을 겸해 열린 여야 5당 대표와 회동에서 “코로나19 상황이 있는데 대규모 훈련 진행은 어렵지 않겠느냐”면서 “미국과 협의하여 연합훈련 규모나 시기를 결정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회동에 참석한 국회 관계자들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미국도 북·미 대화를 고려해서 판단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앞서 폴 라카메라 한·미연합사령관 및 주한미군 사령관 후보자는 미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한·미 간 대규모 연합훈련에 대해 준비태세 구축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협력해 신뢰를 쌓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전시작전권 전환 문제와 관련 “조건부 회수가 잘 성숙되도록 점검하고 대화해 나가겠다”며 “귀속 책임이 우리에게도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등에서 귀속이 연기된 것을 의식한 표현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백신 스와프가 포함되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는 “정상회담 의제가 아니었다. 백신 공급이 원활히 진행되는 만큼 접종률을 올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여야 대표들에게 '여야정 상설협의체' 정례화를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이미 만들어진 상설협의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3개월마다 한 차례씩 협의체를 개최할 것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미국 주도 4개국 협의체 '쿼드'와 관련해서도 “그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다”며 “어떤 국가와도 개방성, 투명성을 토대로 사안별 협력할 것들을 먼저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앞선 모두발언에서 회담 성과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이 성 김 국무부 동아태차관보 대행을 대북특별대표로 임명한 것은 북한에 대화 재개를 공개적으로 요청한 것과 같다”면서 “북한도 호응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한 문제는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 추진하겠다고 했으며, 이번 회담 결과와 관련해 중국과 소통 중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문 대통령에게 한·미 정상회담 관련 언급 외에 국내 현안으로 △손실보상제 소급적용 △경제정책 전면 대전환 △탈원전정책 중단 △대북전단 금지법 폐지 △선거중립 내각 인선 등을 요구했다. 김기현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회동 후 국회 기자회견에서 “상당수 질문도 하고 요구도 했는데, 답변이 별로 없는 사안이 매우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아니면 (문 대통령이) 전혀 다른 인식을 갖고 있는 답변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동은 2시간여 동안 진행됐으며, 오찬 메뉴로는 비빔밥과 전복갈비찜 등이 제공됐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