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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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성, 아쉬운 마무리… 그래도 빅리그 꿈은 이어진다

홀슈타인 킬 미드필더 이재성(오른쪽)이 30일 독일 킬의 홀슈타인 스타디온에서 열린 쾰른과의 2020~2021시즌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승강 PO 2차전에서 상대 수비를 제치고 드리블하고 있다. 킬=EPA연합뉴스

국가대표 미드필더 이재성(29)은 지난 2018년 K리그 최강 전북 현대를 떠나 독일 분데스리가2(2부리그)의 홀슈타인 킬로 이적하며 유럽무대로 나섰다. 당시 축구팬들은 이재성의 선택에 다소 아쉬움을 표현했다. 킬이 2부리그에서도 약체로 꼽히는 소규모 구단이었기 때문이다. 좋은 활약을 보이더라도 소속팀의 한계로 빅리그 재이적을 모색하기에는 부족할 것이라 많은 팬들이 우려했다.

 

그러나 이재성은 2년 동안 이런 우려를 불식시켰다. 에이스로 자리잡더니 올 시즌 팀의 돌풍까지 견인하며 자신의 힘으로 1부리그 승격 기회를 잡아낸 것. 킬은 2020~2021시즌 분데스리가2에서 3위에 오르며 1부리그 16위 쾰른과의 승강 플레이오프(PO)를 치르게 됐다.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빅리그 진출의 꿈이 완성될수 있었다.

 

하지만, 킬은 끝내 승격을 이뤄내지 못했다. 30일 독일 킬의 홀슈타인 스타디온에서 열린 2020~2021시즌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승강 PO 2차전 홈 경기에서 쾰른에 1-5로 대패한 탓이다. 지난 27일 1차전 원정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해 승격의 꿈에 부풀었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그래도, 에이스 이재성은 변함없는 활약을 펼쳤다. 앞선 1차전에서 결승 도움을 올리더니 이날은 팀의 유일한 득점을 해냈다. 경기 시작 3분 만에 쾰른에게 선제골을 내준 뒤 1분 후인 전반 4분 골이 나왔다. 핀 포라스의 슛이 상대 골키퍼 발에 맞고 나오자 문전으로 쇄도하던 이재성이 헤딩으로 골대 안으로 공을 집어넣으며 경기의 균형을 맞췄다. 

 

그는 이후로도 고군분투하며 킬을 지탱했지만 수비진을 비롯한 동료들의 집단 부진 속에 완패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홀슈타인 킬 미드필더 이재성이 30일 독일 킬의 홀슈타인 스타디온에서 열린 쾰른과의 2020~2021시즌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승강 PO 2차전에서 동점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킬=EPA연합뉴스

이로써 이재성은 리그와 바이에른 뮌헨을 꺾고 4강까지 진출한 독일축구협회(DFB)컵, 승강 PO 등 모든 대회를 통틀어 8골7도움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승격은 실패했지만 빅리그행 가능성은 여전히 밝다. 이날 경기를 마지막으로 소속팀과의 3년 계약이 끝나 자유계약(FA)로 풀리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킬 돌풍의 주역으로 실력을 검증한데다 FA 신분으로 이적료까지 발생하지 않는 그에게 분데스리가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다수 팀들이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승강PO까지 힘든 일정은 마친 이재성은 일단 귀국해 국가대표로서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후 새로운 팀에서 빅리그 도전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