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에서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안’ 논의에 군불을 때기 시작했다. 정부가 예상하는 코로나19 11월 집단면역에 발맞춰 경제 활성화의 마중물을 마련해야 한다는 명목이다. 2차 추경에는 올 하반기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예산도 포함될 것으로 관측된다. 따라서 지난해 네 차례 추경 당시 재정 건전성을 둘러싸고 벌어진 더불어민주당과 기획재정부 간의 신경전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30일 민주당 관계자는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2차 추경 관련 당 지도부 차원의 논의는 아직 없었다”면서도 “2차 추경 필요성에 대한 당내 공감대를 넓혀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7일 문재인 대통령이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추가적 재정 투입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말하자, 28일 윤호중 원내대표가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올해 2차 추경이 마련되면 우리 경제에 ‘특급 윤활유’ 역할을 할 것”이라고 화답하면서 2차 추경 논의가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2차 추경 관련 주요 내용은 전 국민 재난지원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선 올해 9월 말 예정된 추석 연휴에 맞춰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면, 11월 집단면역 시기에 맞춰 소비 진작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부회장 출신인 민주당 이동주 의원은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전 국민 재난지원금은 소멸성 지역화폐로 지급되기 때문에 대기업이나 고소득자의 통장으로 비축되지 않고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집중적으로 소비된다”며 “전 국민 재난지원금이 가장 효과적인 선별지원”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향후 2차 전 국민 재난지원금 논의에선 재정당국의 반발이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는 막대한 재정 부담을 이유로 전 국민 보편지급에 반대하는 입장을 수차례 밝혀 왔다. 지난해 5월 가구당 40만∼100만원을 지급한 1차 지원금 예산은 총 14조3000억원으로, 2차 지원금 또한 지원 액수를 줄인다 해도 십수조원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정부 출범 첫해인 2017년 국가채무비율은 36%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4차에 걸친 추경과 올해 역대 최대 확장재정, 1차 추경에 따라 48.2%까지 치솟은 상태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