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시장에서 5월은 ‘잔인한 달’로 기록됐다. 시가총액 1위 비트코인을 비롯해 대다수의 가상화폐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그나마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이 상대적으로 선방해 비트코인의 시장지배력은 떨어졌다. 이 때문에 이더리움이 비트코인을 제치고 시가총액 1위 가상화폐로 등극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1일 오후 3시(한국시간 기준) 글로벌 가상화폐 시황 중계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8.26% 상승한 3만7294.13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더리움은 비트코인의 2배가량인 16.61%가 급등하며 2705.5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14일 한때 6만4000달러선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에서도 8000만원선을 넘어서며 곧 1억원을 돌파하는 게 현실화되는 듯했다. 그러나 이후 가격이 점차 내려오더니 5월 한 달간에만 37%나 폭락했다. 이는 2011년 9월 40% 폭락에 이은 월간 낙폭으로 사상 두 번째로 큰 수치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전기차 비트코인 결제 취소, 중국의 비트코인 거래 및 채굴 금지, 미국의 가상화폐 관련 규정 강화 등 악재를 잇달아 만난 탓이다.
비트코인이 시가총액의 3분의 1 이상을 내주는 사이 이더리움도 5월 하락세를 피할 수는 없었지만 11%만 떨어지며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이더리움의 선방으로 두 가상화폐 간의 시가총액 격차도 크게 줄어들었다.
1일 오후 3시 기준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6982억7284만달러다. 이더리움은 3141억3889만달러로, 시가총액 격차가 4000억달러 안으로 좁혀졌다. 비트코인이 한창 급등했을 때는 두 가상화폐 간의 시가총액 격차는 1조달러 이상으로 벌어지기도 했다.
향후 전망도 비트코인보다는 이더리움이 더 밝다는 의견도 속속 나오고 있다. 세계 최고 투자은행으로 꼽히는 골드만삭스는 최근 유출된 내부보고서에서 ‘이더리움이 비트코인보다 더 유망하다. 결국 비트코인을 추월해 시총 1위의 암호화폐가 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다.
한편 올해 1분기에만 가상화폐 거래를 위한 국내 은행 입출금액이 64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