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전두환 정권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징역형을 받았던 20대 청년이 환갑을 넘겨서야 재심을 거쳐 비로소 억울함을 벗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11단독 김성률 판사는 지난달 28일 포고령 위반 혐의로 기소된 A(61)씨에게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1980년 8월 대학생이었던 A씨는 경북의 한 구멍가게에서 친구와 술을 마시던 중 “현 정권은 독재를 한다”는 등 비판 취지의 말을 했다가 재판에 넘겨졌다. 계엄보통군법회의는 그해 10월 “민심을 어지럽히는 거짓말을 해 유언비어 날조와 유포를 금지하는 계엄사령관 명의의 포고문 10호를 어겼다”며 A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하지만 41년이 지난 올해 3월쯤 A씨 측은 “당시 발언은 정당했다”는 취지로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다.
대전지법 김성률 부장판사는 먼저 신군부가 1979년 12월 12일 군사반란으로 군 지휘권을 장악한 후 1980년 5월 18일 민주화 운동과 관련해 저지른 일련의 행위가 군형법상 반란죄와 형법상 내란죄 등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례를 적시했다.
이어 “5·18민주화운동을 전후해 발생한 헌정질서 파괴 범행을 저지하거나 반대한 것은 헌법 존립과 헌정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형법상 정당행위”라며 “(피고인 발언은) 범죄가 되지 않는 만큼 무죄를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대전=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