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특별사면과 관련해 “국민들도 공감하는 분이 많다”고 언급하면서, 여권 내에서 이 부회장 사면 관련 논의가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3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에서 경제5단체장과 가진 간담회에서도 이 부회장 사면이 거론됐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우리 경제단체들이 연명으로 이 부회장 사면 건의를 올린 바 있다”며 “정부의 배려를 다시 한 번 더 청원드린다”고 당부했다. 손 회장은 “현재 세계 반도체 시장의 동태를 살펴볼 때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지켜왔던 우위가 깨질 가능성도 있다”며 “하루빨리 이 부회장이 현장으로 복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총리실에 따르면 김 총리는 이와 관련해 “대통령께 경제계의 건의를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손 회장을 비롯한 최태원 대한상의,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등 경제5단체장은 지난 4월 이 부회장 사면건의서를 작성해 청와대에 전달한 바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선 기류 변화가 감지된다. 민주당은 지난달 4일 이원욱 의원이 여권에서 처음으로 사면론을 제기했을 당시 “개인 의견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전날 문 대통령의 발언이 전해지고 난 뒤엔 이 부회장 사면에 대한 국민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됐다는 의견이 고개를 들고 있어서다.
친문(친문재인) 핵심인 전재수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사면 관련) 대통령의 입장이 상당히 변한 게 아닌가 느껴졌다”라며 “이 부회장 사면에 국민 70%가 찬성하는 여론을 감안한 것으로 보이며, 대통령이 전적으로 결정할 문제로, 말씀해 온 그런 ‘뉘앙스’대로 진행되지 않을까”라고 전망했다. 송영길 대표도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청와대가 고민하고 있는 것을 이해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반발도 여전하다. ‘삼성 저격수’란 별명을 지닌 박용진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돈과 ‘빽’, 힘 있는 사람들은 맨날 사면 대상 1선에 오른다. 그게 법치주의냐”며 “아닌 건 아닌 거다. 동의 못 하겠다”고 말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양승조 충남지사도 “대기업 재벌들이 형기를 만기로 채운 분이 없을 거다. 이러니까 국민이 ‘유전무죄 무전유죄’라고 하지 않느냐”며 사면에 부정적 의견을 밝혔다.
정의당 자체 조직인 청년정의당 강민진 대표는 이날 상무위원회 모두발언에서 “(문 대통령의 발언은) 조만간 사면하겠다는 예고인가 싶다”며 “문재인식 적폐청산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낀다”고 맹비난했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